지금 박사 과정 시작한 지 두 달 반이 됐는데요 교수님이 너무 무서워서 심장이 빨리 뛸 정도 입니다.
석사 지도 교수님이셨는데 저는 그 때는 제가 어떤 질문을 하던 다 받아주시고 몇 시간이고 같이 토론해주셔서 아 이 분이랑 계속하면 좋은 연구자가 될 수 있겠다 싶었는데 그냥 지금보면 근거도 없이 인격적인 교제도 가능하겠다 혼자 오해를 했네요.
이제 티칭 듀티가 있는 박사생으로 매일 출근하니까 다른 모습들이 보이고 사실 어떻게 보자면 매정한 분이구나 하고 알게 됐습니다.
결론적으로 교수님은 학술적 아웃풋이 안 나오면 바로 태도가 차가워지고 이런 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얘기했는데 전혀 이해를 못 하시는 반응이고 저희 선배도 똑같은 반응이더라고요 전혀 이해를 못 합니다. 선배는 베트남 남자고 저는 여자인 차이도 있는 것 같고요...
그래서 다른 교수님 밑에 있는 학생이랑 얘기하는 것이 차라리 심리적으로 안정되겠다 싶어서 찾아갔는데 한 번 간 건데... 제가 다른 학생들 만난 걸 별로 안 좋아하십니다. 저는 잘 모르겠는데 왜 괜히 경제학 경영학 이런 무슨 말도 안 되는 간극이 있어요. 저희 지금 경제학부에 출근하는 박사생이 저랑 선배 이렇게 둘 뿐 입니다...
그래서 결국 갖힌 느낌인데 이 상황에서 집중을 할 수 있을 지... 결국 못 하면 교수님 심기만 또 거슬러서 혼나고 악순환이 반복될 거고...
지금 독일에서 경제학 하는 중인데 참 답답하네요 초반부터 일단 학교 심리 상담 센터 예약 잡았는데 이것도 알게 되면 또 뭐라고 할 것 같아서 힘들어요. 본인 친구 번아웃 얘기하면서 말투가 전혀 이해 못 하는 그런 말투였고 제가 괜히 지금 이 생활에 압도되어져서 집중을 못하는 것 같다고 했더니 응 그렇군... 그냥 이렇게만 반응하는 분입니다. 그리고 뭐 하나 이해 못하면 표정이 바로 싸늘합니다. 저는 제가 이 분을 잘 알고 여기에 왔다고 생각했는데 저의 실수였던 거 같아요.
대학원이 유치원은 아니지만 마음이 편해야 연구도 잘 되는 건데 좀 실망스럽고 초반에 빨리 떠나는 게 나은 건지 한 학기라도 버텨보는 게 맞는 건지 고민입니다
그래도 연구 주제는 무조건 자율적으로 해보라고 하는 분이니까 지금 그걸로 2주 뒤에 미팅인데 첫 주제라도 잡아봐야겠죠. 그걸 위해서 월급도 주는 분이니까 생각해보면 석사할 때도 발표 때 누가 못 하면 바로 그만하라고 하나도 준비도 안 했고 더 이상 못 들어주겠다고 하던 분인데 저의 과잉 기대로 인한 실망으로 마음이 너무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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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개
2023.07.04
갇힌
상처받은 코페르니쿠스*
2023.07.04
박사과정은 학술적 아웃풋을 내야하는 자리고, 정도의 차이지 대부분의 교수들은 아웃풋이 안나오는 학생에겐 큰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도 인격이 훌륭한 교수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학생에게 최소한의 매너는 지킨다는거지, 이런 교수들도 아웃풋이 안나오는 학생에게 굳이 따뜻하게 대하진 않습니다 (그럴 필요도 없구요). 그러니 교수에게 많은 기대를 하지 마세요. 실망만 커집니다. 오히려 학생이 조금 뻣뻣한 태도를 보이더라도 아웃풋이 잘나오면 교수들은 학생에게 굉장히 친절하게 대합니다.
연구는 원래 공부와는 달리 변수가 많고 열심히 해도 아웃풋이 안나올수 있죠. 박사과정을 택하신 이상 자연스럽게 만나는 도전이고, 지금 선택의 기로에 있으시네요. 상담은 교수 눈치보지 말고 꼭 받으시고, 만약 스트레스로 인해 더 이상 연구가 진행되기 힘들면 선택 사항은 많이 있습니다. 지도 교수를 바꿀수도 있고, 학교를 옮길수도 있고, 박사를 포기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님의 잘못이 아니라 그냥 박사가 님의 길이 아닌거죠). 그래도 슬기롭게 극복하신다면 이 기회를 통해 많이 성장하실겁니다.
대댓글 3개
상처받은 코페르니쿠스*
2023.07.04
근데 지금보니 박사 시작하신지 2달 지났네요? 교수가 아웃풋을 기대한다는게 이상한 시점인데?
멍때리는 쇼펜하우어작성자*
2023.07.04
그게 제가 교수님을 잘못 이해한 거 같아요. 오자마자 선배가 자기는 시작하고 6개월 동안 두 개 퍼블리시 됐고 너도 무조건 교수가 하자는 대로만 해서 논문 빨리 내라. 근데 교수님은 저한테 자유롭게 하라고 했고 그냥 그 자유를 즐겼으면 됐는데 제 입장에서 시간은 가고 주제는 생각이 안 나고 사실 초반에 계약서 문제도 있어서 학교 행정처랑 비자청이랑 한 달을 싸우고 노동허가가 안 나오고 등등 이래서 집중을 못 하다가 한 이 주 전에 교수님한테 이래서 집중을 못 했고 이제 생각이 정리됐다 이렇게 말하면서 나는 그냥 난데 괜히 다른 사람이랑 비교하느라 필요이상으로 스트레스 받은 것 같다. 이랬는데 그 다음부터 싸늘해요. 아니 점점 싸늘해지고 있긴 했어요. 본인은 저한테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다 하면서 제가 무슨 얘기하면 바로 차단해버리고 한 숨 ㅎ... 그냥 지도 교수님 입장에서 기다려줄 수 있는 시간의 한계에 다 다랐나봐요. 연구에 매진하고 연구가 싫어지는 시점이 오면 떠나야죠.
상처받은 코페르니쿠스*
2023.07.04
비교는 불행의 근원이죠. 한국인들 행복지수 낮은 것도 비교하기 좋아하는 문화때문이구요.. 선배가 6개월동안 논문 2개 퍼블리쉬했다는 이야기는 아웃라이어라고 봐도 됩니다. 논문 많이 내는 분야도 이렇게 못내요. 아웃라이어랑 비교하면서 쓸데없이 스스로 불행해지지 마시고, 연구 자체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직설적인 시몬 드 보부아르
IF : 3
2023.07.04
타지 생활로 인해 힘든 점이 많으시겠네요. 제 생각에는 교수님은 어찌됬든 공적인 관계이니 사적인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감정이나 교류 같은 것에 대한 기대를 빨리 포기하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인격적 교류는 친구와 형성해야할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 친구사이처럼 미주알 고주알 불편한 점이나 누구를 만났다는 내용이나 심리 상담 다닌다는 내용이나 하는 것들을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적당히 거리두고 싫은 소리 듣더라도 나의 인격에 대한 모독이 아니라 나의 일에 대한 질책 정도로 받아 들였으면 좋겠네요. 타지에서 힘들지만 주변에 친구들을 만드시고 안되면 상담이라도 받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대댓글 1개
멍때리는 쇼펜하우어작성자*
2023.07.04
네 제가 너무 초반에 들뜨고 그랬던 거 같아요. 심리 상담 얘기는 한 적 없고 누구 만난 것도 제가 그 방이 옆 방인데 잠깐 얘기하고 있는데 그 순간에 교수님이 딱 지나가면서 보시더라고요. 저는 선배랑은 밥 먹을때는 연구 얘기 안 하고 싶은데 이 사람도 그냥 연구 얘기만 하고 적응해야죠. 제가 말씀하신대로 잘못된 기대를 가지고 있던 거 같아요.
2023.07.04
저도 독일 유학중인데 반갑네요ㅎㅎ 클럽활동이나 소소한 친구 모임같은 곳 나가면서 얘기 많이 나누시는 방식으로 마음을 푸는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지생활에 많이 외롭기도 했었는데 이런저런 방법을 강구해보니 괜찮은 길들이 있더라구요. 앞으로는 되도록 교수님에게는 작성자님의 정서적 상태를 내비치지 않는 것이 좋아 보여요. 효과도 없을 뿐더러 작성자님만 더 힘들어져요. 정 안되겠으면 위에 말씀하신대로 지도교수를 바꾸던가 해야겠지요.
2023.07.04
석사과정에서 인정 받으셨기 때문에 교수님이 박사채용하신 겁니다. 교수님이 본인을 긍정적으로 보시고 있다고 생각하시고 힘내시기 바랍니다.
2023.07.05
교수님 T에요...!ㅜㅜ!
2023.07.05
제 경험상.. 교수에게 무서움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이유중에 하나는... 당당 보여줄 데이터나 성과가 없을때 이더라구요... ㅎㅎ 이선 시간이 지날수록 누적해서 압박감이 점점 커지는데... 극복하시던가 아니면 작은 성과라도 만들도록 하셔야되요. 좋은방향으로 선순환 되는거만 보여주시면 좀더 마음이 여유로워질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교수 만나기 무서운 포닥이 남김 .. ㅋㅋ
2023.09.16
석사로서 본인이 인정 받으셨기 때문에 교수님의 기대치가 높은 상황인 것 같습니다. 연구란게 잘 될때도 있고 안될때도 있는게 당연하죠. 스트레스를 받는게 잘 못된게 아닙니다. 거의 모든 박사과정생들이 똑같은 시기를 겪을겁니다. 그게 빠르든 늦든 말이죠.
이제 기나긴 여정을 어떻게 잘 헤쳐나갈지 고민해 보시면 좋겠어요. 여행, 연애, 취미 등등이 되겠죠!
2023.07.04
2023.07.04
대댓글 3개
2023.07.04
2023.07.04
2023.07.04
2023.07.04
대댓글 1개
2023.07.04
2023.07.04
2023.07.04
2023.07.05
2023.07.05
2023.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