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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박사 4년차에 실적 제로...

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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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현재 미국 대학원에 공대쪽에서 박사 학위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올해로 4년차인데 아직 1저자 저널 논문 한편이 없는게 길을 잘못 들었나 생각이 드네요... (아직까지 2-3저자 논문 2개에 학회 프로시딩 2편이 전부입니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랩에서 받는 과제들이 뭔가 논문 쓸 거리가 나오는 걸로 받는게 아니라 이미 있는 기술들로 보조 하는 정도의 과제들 위주로 받는데다가 (이런 과제에서도 논문 뽑아내는게 능력이라 하시면 할말은 없습니다만 ㅠㅠ) 랩에서 업무 분배가 좀 이상하게 되는 경향이 있어서, 뭔가 코워커들 뒤치닥 거리만 하다가 시간이 다 가버린 것 같네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동원되어야 하는 이벤트 및 미팅이 너무 잦은 것들도 있구요.

그래도 어떻게 퀄 시험까진 통과를 했는데,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니 종종 현타가 쎄게 오는걸 부인하기 힘드네요. 의욕도 많이 저하된 상태이구요. 이제와서 그만두기도 힘들지만, 진짜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싶어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어 글 올립니다. 다들 학업에 좋은 성과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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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개

Anton Bruckner*

2020.07.01

정확한 상황을 몰라 조심스럽긴 합니다만. 박사과정이라면 연구를 주도적으로 해야합니다. 특히 미국이라면 알아서 떠먹여주지 않습니다. 스스로 나서서 논문이 될만한, 제대로 된 연구를 찾아서 그걸 PI한테 제안하고 수행해야죠. 업무 분배를 받고 코워커들 뒤치닥거리 하려고 대학원간게 아니잖아요. 본인이 나서서 아이디어를 짜고, 그걸로 PI와 논의해서 논문을 만들어내야죠.

그리고 저도 application study 연구하는 사람들의 고충을 잘압니다. 예전에 제가 있던 연구실이 멤버가 10명 내외인데, 과제가 1년에 30-50개씩 했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회사과제고, 과반이상이 data 자체를 회사에서 다 들고갔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논문이 없는 면죄부가 주어지는건 아니더라구요. 대부분 과제에 치여서 논문 엄두도 못내고 있지만, 그와중에 매년 한두편이나마 논문 뽑아내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게 나중에는 실력이 되고 능력이 됩니다.

2020.07.01

ㄴ 답변 감사드립니다. 정말 맞는 말씀이고 여기 올 때부터 머리로는 그걸 알았는데 막상 여기서 이리저리 치이다 보니 벌써 한거 없이 4년이 흘렀네요... (처음엔 또 PI랑 관계 때문에도 좀 고생했었구요).

올해 퀄 시험을 끝내고 나서야 좀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이걸 실체화 시키려고 아둥바둥 하는 중입니다만... 최대한 졸업 전까지 뭐라도 내야 하지 싶네요. 분명 처음 왔을 때에는 의욕이 넘쳤던 것 같은데, 요새 따라 왜 이렇게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ㅎ.
Anton Bruckner*

2020.07.01

ㄴ 슬럼프가 오고 매너리즘에 빠지는건 결과적으로 좋은 현상이라고 봅니다. 그런 상황들이 온다는건 스스로 고통을 겪고 있다는 반증이니까요. 그 상황을 이겨내야만 성장합니다. 정말 그때 당시에는 힘들고 불안하고 미쳐버릴거 같죠. 주변에 모든것들이 다 원망스럽고, 나는 잘하고 있는데 아무도 날 도와주지 않는것같고.. 근데 결국에는 스스로 이겨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겨내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라는 생각도 들구요. 겁 먹지 말고 한번 부딪혀보세요. 뒤로 넘어지든, 앞으로 넘어지든 결국 일어서서 움직여야만 답도 있는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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