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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저냥 평범한 학생의 평범한 일본대학 유학기 (2) - 사전 컨택 및 면접

202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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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ttps://phdkim.net/board/free/63877

컨퍼 논문 써야하는데 쓰기 싫어져서 이거나 쓰고 있읍니당

1. 사전컨택
말년 직전 중위... 3월에 당직근무 서다가... 점호 끝나고 10시에.. 이제 슬슬 유학준비해야지 하고 폰으로 대학 알아보고 있었죠. 원래는 물리 전공했고 그냥 막연히 컴공 해볼까 하고 있었습니다(그래서 군생활하면서 방송대 컴과 학위는 땄네요) 유학 동기요? 그냥 학사 마치고 취업하는거보다 박사 마치고 취업하는 게 더 재밌어보엿어요 학부연구생 3년 해서 별의미없는(화학쪽이었습니당) 2저자 2개는 있었구요 근데 물리너무 어렵고 재미 없어보여서 대충 컴공으로 바꾸려고 했쥬

일본어는 못하지만 한국에 있는다고 해서 탑 대학 갈 수 있을 거같지는 않고 일본유학이 쉽다고 듣기도 했어서 일본의 대학원들 사이트 서치하다가.. 외국인 비중이 높고 영어가 공용어인 대학원이 보이길래 아 여기다 하면서 저는 그냥 야심한 새벽을 그렇게 보내고 있었죠..

그리고 이왕 일본 가는거 일본에서 잘하고 좀 유니크한 거 찾자는 생각으로 연구실 서치하다가 한 군데가 끌려서 새벽 3시에 컨택 메일 보냈구.. 당직 근무 끝내고 교대신고 아침에 대대장님께 드리고 9시에 집 가는 버스타니까 답장이 와있더라고요 어?

그래서 집에 가서 씻고 11시에 화상미팅을 했는디.. 교수님은 준비 아무것도 안되었지만 그냥 학점 무난하게 보이고(3점대 초반이 무난한 건 아니구나) 영어로 잘하니까 내정시켜줄테니 입학시험을 봐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진짜 아무것도 그 분야 모르는데 그냥 GPT한테 물어보면서 연구계획서 쓰고 교수님 피드백 받아서 슬라이드 대충 준비했습니다 총 쓴 시간이 10시간도 안될 거 같은데.. 그리고 그렇게 원서 지원을 했쥬 아 슬라이드에는 대충 제가, 아니 GPT가 코드 짜서 실험 하나 돌렸습니다

2. 면접
사전컨택한 교수님과 그 분야에서 대가이신 원로교수님이 면접관으로 들어오셨습니다 면접은 온라인이었고요 제가 15분 동안 열심히 준비한 걸 발표하고... 원로교수님께서 연구 슬라이드는 별로 물어보시지는 않고 갑자기 생활 관련 질문을 하시는데..

Q1. 일본어 할 줄 아냐
A1. 못하는데요? 근데 저 한국인인데 일본 가서 배우면 금방 늘지 않을까요?

Q2. 근데 왜 일본에 있는 우리학교 지원했냐?
A2. 여기가 다학제적이고 외국인 친화적이길래요

Q3. 시스템 차원의 딥한 프로그래밍을 해봤냐?
A3. 해본적 없는데요

Q4. 그럼 그냥 프로그래밍 해봤냐?
A4. 슬라이드 준비하면서 한 이번이 처음이에요

Q5. (지도교수님) 아 그래도 프로그래밍 재밌지 않냐 ㅎㅎ 너가 노력한 게 보인다 - 쉴드 치려고 들어오신 거 같습니다
A5. 프로그래밍이랑 사랑에 빠질지도 모르겠어요(진짜 그냥 영어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_

네 대충 저런식으로 질의응답을 했는데 저는 그냥 질문하는 거보니까 떨어지겠다 싶어서 A5는 저렇게 막 던졌습니당...
근데 사전컨택한 교수님이 마지막에 "감동적인 결과를 기대해도 좋을 거 같다." 라고 하시길래 이건 뭔 소린가 싶긴했는데 그냥 넘어갔쥬

그리고 진짜 합격 통지를 한 달 뒤에 받았습니다; 저는 기대도 안하고 있었고 늦잠자고 있었는데 일어나니까 메일이 와있더라고요; 진지하게 이때 일본 과학계의 미래에 대해서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3. 입학하고 나서
입학식은 가볍게 스킵하고 연구실에 처음 가고 나서 교수님이랑 여러 이야기를 했는데

가. 너가 영어를 잘하니까 연구실 동료들과 영어로 소통을 해달라 연구실 동료들은 베트남 학생 3명은 영어로 학교 다니고 있고 중국인 학생 3명은 일본어로 학교 다닌다.. 그래서 세미나 때 두 언어가 혼재중이야...

나.
교수님 - 기업프로젝트할래? 그러면 돈도 좀 나오고 너가 석사 학위 논문 주제도 그쪽으로 잡으면 졸업이 쉬울거야
저 - 네!
교수님 - 그래

네 진짜 저러고 대화가 끝났습니다 교수님 사무실에 나오면서 아 적어도 어떤 회사인지랑 연구 분야는 물어볼걸 그랬는데.. 그냥 넘어갔어요 그리고 교수님도 그냥 그러려니 하더라고요 그리고 한 달 뒤에 미팅 참여하라고 해서 어떤 연구를 어떤 회사랑 하는지 알게되었네요;

네 진짜 지금 이렇게 보니까 제가 대충 막 산 거 같은데.. 그래도 지금 석사 2년차 초반부터 컨퍼 논문 준비하고 있으니까 뭐.. 결과가 괜..찮..은.. 거지 않을까요? 여러분들은 내 이렇게 일본유학 준비하시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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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2024.11.15

밑에서 소켄다이 언급한 사람입니다.

성격적으로 유학이 맞는 분이고 여러모로 모티베이션을 갖고 계신게 큰 장점인 분인 것 같습니다.

제가 워낙 physical science 를 하고 있고 일본 정출연 조직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글이 쏙쏙 들어 오네요.

재미난 연구 많이 하시고 혹시 포닥을 해야 하면 JSPS 받으시길. 바로 정규직 가는 분야면 NICT도 좋아 보이더군요.

가끔 재미난 글 남겨 주세요.

대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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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긍정적이고 유한 성격이신 것 같아요.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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