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전컨택 말년 직전 중위... 3월에 당직근무 서다가... 점호 끝나고 10시에.. 이제 슬슬 유학준비해야지 하고 폰으로 대학 알아보고 있었죠. 원래는 물리 전공했고 그냥 막연히 컴공 해볼까 하고 있었습니다(그래서 군생활하면서 방송대 컴과 학위는 땄네요) 유학 동기요? 그냥 학사 마치고 취업하는거보다 박사 마치고 취업하는 게 더 재밌어보엿어요 학부연구생 3년 해서 별의미없는(화학쪽이었습니당) 2저자 2개는 있었구요 근데 물리너무 어렵고 재미 없어보여서 대충 컴공으로 바꾸려고 했쥬
일본어는 못하지만 한국에 있는다고 해서 탑 대학 갈 수 있을 거같지는 않고 일본유학이 쉽다고 듣기도 했어서 일본의 대학원들 사이트 서치하다가.. 외국인 비중이 높고 영어가 공용어인 대학원이 보이길래 아 여기다 하면서 저는 그냥 야심한 새벽을 그렇게 보내고 있었죠..
그리고 이왕 일본 가는거 일본에서 잘하고 좀 유니크한 거 찾자는 생각으로 연구실 서치하다가 한 군데가 끌려서 새벽 3시에 컨택 메일 보냈구.. 당직 근무 끝내고 교대신고 아침에 대대장님께 드리고 9시에 집 가는 버스타니까 답장이 와있더라고요 어?
그래서 집에 가서 씻고 11시에 화상미팅을 했는디.. 교수님은 준비 아무것도 안되었지만 그냥 학점 무난하게 보이고(3점대 초반이 무난한 건 아니구나) 영어로 잘하니까 내정시켜줄테니 입학시험을 봐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진짜 아무것도 그 분야 모르는데 그냥 GPT한테 물어보면서 연구계획서 쓰고 교수님 피드백 받아서 슬라이드 대충 준비했습니다 총 쓴 시간이 10시간도 안될 거 같은데.. 그리고 그렇게 원서 지원을 했쥬 아 슬라이드에는 대충 제가, 아니 GPT가 코드 짜서 실험 하나 돌렸습니다
2. 면접 사전컨택한 교수님과 그 분야에서 대가이신 원로교수님이 면접관으로 들어오셨습니다 면접은 온라인이었고요 제가 15분 동안 열심히 준비한 걸 발표하고... 원로교수님께서 연구 슬라이드는 별로 물어보시지는 않고 갑자기 생활 관련 질문을 하시는데..
Q1. 일본어 할 줄 아냐 A1. 못하는데요? 근데 저 한국인인데 일본 가서 배우면 금방 늘지 않을까요?
Q2. 근데 왜 일본에 있는 우리학교 지원했냐? A2. 여기가 다학제적이고 외국인 친화적이길래요
Q3. 시스템 차원의 딥한 프로그래밍을 해봤냐? A3. 해본적 없는데요
Q4. 그럼 그냥 프로그래밍 해봤냐? A4. 슬라이드 준비하면서 한 이번이 처음이에요
Q5. (지도교수님) 아 그래도 프로그래밍 재밌지 않냐 ㅎㅎ 너가 노력한 게 보인다 - 쉴드 치려고 들어오신 거 같습니다 A5. 프로그래밍이랑 사랑에 빠질지도 모르겠어요(진짜 그냥 영어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_
네 대충 저런식으로 질의응답을 했는데 저는 그냥 질문하는 거보니까 떨어지겠다 싶어서 A5는 저렇게 막 던졌습니당... 근데 사전컨택한 교수님이 마지막에 "감동적인 결과를 기대해도 좋을 거 같다." 라고 하시길래 이건 뭔 소린가 싶긴했는데 그냥 넘어갔쥬
그리고 진짜 합격 통지를 한 달 뒤에 받았습니다; 저는 기대도 안하고 있었고 늦잠자고 있었는데 일어나니까 메일이 와있더라고요; 진지하게 이때 일본 과학계의 미래에 대해서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3. 입학하고 나서 입학식은 가볍게 스킵하고 연구실에 처음 가고 나서 교수님이랑 여러 이야기를 했는데
가. 너가 영어를 잘하니까 연구실 동료들과 영어로 소통을 해달라 연구실 동료들은 베트남 학생 3명은 영어로 학교 다니고 있고 중국인 학생 3명은 일본어로 학교 다닌다.. 그래서 세미나 때 두 언어가 혼재중이야...
나. 교수님 - 기업프로젝트할래? 그러면 돈도 좀 나오고 너가 석사 학위 논문 주제도 그쪽으로 잡으면 졸업이 쉬울거야 저 - 네! 교수님 - 그래
네 진짜 저러고 대화가 끝났습니다 교수님 사무실에 나오면서 아 적어도 어떤 회사인지랑 연구 분야는 물어볼걸 그랬는데.. 그냥 넘어갔어요 그리고 교수님도 그냥 그러려니 하더라고요 그리고 한 달 뒤에 미팅 참여하라고 해서 어떤 연구를 어떤 회사랑 하는지 알게되었네요;
네 진짜 지금 이렇게 보니까 제가 대충 막 산 거 같은데.. 그래도 지금 석사 2년차 초반부터 컨퍼 논문 준비하고 있으니까 뭐.. 결과가 괜..찮..은.. 거지 않을까요? 여러분들은 내 이렇게 일본유학 준비하시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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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2개
2024.11.15
밑에서 소켄다이 언급한 사람입니다.
성격적으로 유학이 맞는 분이고 여러모로 모티베이션을 갖고 계신게 큰 장점인 분인 것 같습니다.
제가 워낙 physical science 를 하고 있고 일본 정출연 조직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글이 쏙쏙 들어 오네요.
재미난 연구 많이 하시고 혹시 포닥을 해야 하면 JSPS 받으시길. 바로 정규직 가는 분야면 NICT도 좋아 보이더군요.
가끔 재미난 글 남겨 주세요.
대댓글 1개
2024.11.15
오 역시 JSPS가 최고인가보군요.. 그리고 NICT 같은 정출연... 아직까지 학계는 생각안해봤는데 이렇게 말씀들으니까 한 번 도전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2024.11.15
긍정적이고 유한 성격이신 것 같아요. 정보 감사합니다!
대댓글 1개
2024.11.16
어 예상치 못한 칭찬 감사합니다! 일본 유학 관심 있으시면 다른 분들이 쓰신 더 좋은 글들 많으니 참고해주세요!
2024.11.16
ㅠㅠㅠ
2024.11.16
근데 궁금해서 그런데 일본으로 굳이 왜 유학 가나요? 제 분야는 일본 좋은 연구가 없어서 일본 가느니 국내 탑학교 갈거 같은데
대댓글 1개
2024.11.16
뭐 저는 그냥 국내에서도 본문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국내 탑 갈 성적 안되니 해외 경험이라두 해보자라고나온 케이스구요 보통 이유로는
1. 연구분야의 다양성 구제국+ 그보다 한 티어 낮게 보시면 되게 특이한 연구분야 많습니다 국내에서 안하는 그런거요 자도 그 중 하나를 하고 있구(의도치 않았지만) 아웃풋은 둘째치더라도 분야에 매혹당한 분들이 꽤 오십니다
2. 일본 학계 진출의 용이성? 일본 교수 연봉이 한국 교수 연봉보다 좋아보이지 않고 또 들어가기도 한국보다 쉬워보이던데.. 이러한 것도 메리트가 될 수 있겠네요
구리고 뭐 일본 그냥 한번 살아보고 싶으신 분들? 그정도네요 저도 뭐 주류 분야로 실적 빡세게 내고 국내리턴 원하시면 국내진학 추천드립니다만 저는 그냥 흘러가는데로 살다보니 이렇게 재밌게 사네영
2024.11.16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혹시 영어 실력이 어느정도 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제가 토익은 850점 정도 나오는데 회화가 너무 안되서요..
대댓글 4개
2024.11.16
토익 그냥 공부 안하고 모의고사 3번 물어보고 가서 930 나왔습니다
850이시면 일본에서는 영어 매우 잘하시는거구요 그래도 회화가 안되시면.. 제 생각에는 영어 문제라고 보다는 대화스킬을 좀더 키워보시는 게 어떨까 싶네요 그보다 낮은 토익 점수로 다들 브로큰 잉글리시로 외국인들끼리 대화 잘하고 삽니당
2024.11.16
혹시 영어로 일본에서 대학원 다니시는거 고려하시면유
일본도 교수분들 중에서는 영어 잘하시는 분들 많기두해서 영어로 지도 받는데 무리 없으시구
850 성적이시면 와서 좀 다른 외국인학생들이랑 대화하시면 금방 회화 느실거구요
그래도 본인이 그냥 모라해야지 문법이나 그런거 너무 신경쓰지마시구 막 대화하시면 늘어요~ 나보다 영어 못하는 애들한테는 이렇게 이야기해야되는구나 하는 경험도 쌓이구요
2024.11.19
죄송합니다.. 지금 확인했네요.. 답글 감사합니다. 꼭 아무거나 던져서라도 회화능력 키워봐야겠습니다
2025.02.18
안녕하세요, 글 읽고 열심히 준비해서 덕분에 저도 국립대학 컨택 성공해 연구생부터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질문이 하나 있어서 댓글 드립니다. 연구생은 장학금제도도 없는 걸로 아는데, 석사과정의 경우에는 한국 대학원에서의 월급 개념처럼 금전적 지원이 있을까요? 사이트를 뒤져도 못찾겠어서 여쭈어봅니다. 죄송합니다.
2024.11.17
이런 글 보면 항상 느끼는 건데, 일본 대학원은 정말 아무렇게나 지원해도 붙는 곳인가..
대댓글 3개
2024.11.17
네 (1)에서 말씀드렸듯이 상당히 입학은 쉽습니다. 근데 졸업은 안 쉽습니다...
2024.11.17
다만 제가 다니는 학교가 다양한 백그라운드의 학생을 받는 걸 중요시 여기고 교수님이 학생 없어서 학생 오라고 물떠놓고 기도하시는 상황이었던 것도 주요했던 거 같네요
2024.11.18
대학과 연구실에 따라 다른거죠... 우리나라도 경희대 레벨 비주류랩은 서로 인사만 해도 컨택 될걸요 ㅋㅋ 그렇다고 한국대학 전체가 아무나 지원해서 붙는건 아니잖아요
2024.11.17
와 대단하네요 컨택부터 합격까지 과정이 매우 임펙트 있네요 일본 유학은 생각보다 의외성이 큰거 같아요
대댓글 1개
2024.11.17
네 저도 솔직히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일본에서 이러고 있을 줄은 몰랐어요...
2024.11.23
일본이 유니크하다기보단 글쓴이분도 약간 유니크하고 랩에 교수님도 유니크하신거 같네요.. ㅋㅋ
대댓글 1개
2024.11.25
솔직히 그런 거 같기도 합니다 랩 구성원 중에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평범한 사람은 없네요..
2025.03.26
오오 ROTC출신이신 건가요 선배님이신거 같네요! 저도 전역하고 일본와서 유학중인데 바로 석사입학 대단하시네요! 전 이번학기부터 연구생 하러갑니다…
2024.11.15
대댓글 1개
2024.11.15
2024.11.15
대댓글 1개
2024.11.16
2024.11.16
2024.11.16
대댓글 1개
2024.11.16
2024.11.16
대댓글 4개
2024.11.16
2024.11.16
2024.11.19
2025.02.18
2024.11.17
대댓글 3개
2024.11.17
2024.11.17
2024.11.18
2024.11.17
대댓글 1개
2024.11.17
2024.11.23
대댓글 1개
2024.11.25
2025.03.26
2025.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