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A 학교의 교수님께 연구계획서와 이력서, 석사 학위논문 요약본, 학부/석사 성적표를 첨부드리며 컨택 메일을 드렸습니다. 석사 때 실적도 좋았고 산업계에 있었던 경력도 있는지라 조금은 자만했습니다. 메일을 한 번 읽으셨음에도 (수신확인 가능한 계정) 열흘이 넘게 답장이 없으시길래 무언의 거절을 당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연구실을 다시 알아보았고, B 학교의 교수님께 컨택 메일을 드렸습니다. 온라인으로 한 번 만나보고 싶다는 말씀과 함께 긍정적인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일정을 조율한 후 온라인으로 뵈었습니다. (해외입니다..미국은 아니구요) 석사 때 했던 연구들을 간단히 소개해드렸고, 회사에 재직 중일 때 맡았던 업무 내용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매우 만족스러워하셨고, 항공권이나 숙박비 등 재정적인 모든 부분을 지원해줄테니 연구실에 한 번 방문해달라는 요청까지 해주셨습니다. 겨우 한 번 만나본 지원자에게 이렇게까지 해주시는건 이례적이고 파격적인 제안이라 생각했습니다. 정말 감사했죠. 그렇게 연구실 방문 일정까지도 조율했습니다. 저에게 혹시 다른 곳과도 연락 중이냐고 물으셨을 때 "아니요, 이 곳만 컨택 중입니다" 라고 했습니다. 당연했죠.... A 학교 교수님으로부터 2주 가까이 연락이 안 오고 있었으니.. 당연히 거절당한 것으로 생각해 저렇게 대답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 날 생겼습니다. B학교 교수님과의 긍정적인 온라인 미팅이 있고 바로 그 다음 날 아침 갑자기 A 학교 교수님으로부터 답장이 왔습니다. 갑자기 아파서 입원해있느라 답장이 늦어 미안하다 하셨습니다. 그리고 또 아주 긍정적인 답변을 주시며 온라인 미팅을 청하셨습니다. 처음에 컨택드렸던 곳이니 한 번 뵙고는 싶어 온라인 미팅에 응했습니다.
B 교수님께 했던대로 A 교수님께도 저의 경력을 소개해드렸고, A교수님 또한 현재 연구실의 주요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최근 연구 방향이 제가 논문을 읽으며 짐작한 것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그래서 마음 속으로는 B 연구실로 결정했습니다.
A 교수님께는 "연구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지원 시기 즈음이 되면 다시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말씀드리며 가볍게 마무리 지었습니다. B의 입시는 12월에 끝나는데 A의 입시는 12월부터 시작이라, B에 불합격할 경우를 대비해놓고 싶었기에 이도 저도 아닌 대답을 한 거죠. ㅜㅜ...
아무튼 B 실험실에는 제공해주신 항공편을 통해 잘 다녀왔고, 가서 직접 실험 셋업 상황이나 연구실 분위기, 프로젝트 진행 상황 등등을 살펴보니 더더욱 B로의 진학에 대한 확신이 섰습니다. B 교수님과 이메일을 주고받을 때에도, 직접 말씀을 나눌 때에도 정말 좋았습니다. 사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시는 분이더군요. 학생들도 교수님 앞에서 편안히 지내고 있었구요. 그래서 B 교수님과 입학 절차에 대해 얘기도 마치고, 들어와서 하게 될 프로젝트에 대한 얘기까지도 진행했습니다. 이 정도면 합격아니냐 하는데 주변에서... 졸업한 지 너무 오래된 터라 이론을 많이 까먹어서.. 필기 시험이 지금 아슬아슬합니다 하하 ㅜㅠ
또 문제가 생긴건 아까 저녁인데요, 갑자기 A 교수님으로부터.. 정말 "갑자기" 연락이 왔습니다. 어차피 너는 이미 석사가 끝났고, 회사도 다니지 않는다고 하니 시간이 있으면 혹시 입학 전부터 원격으로라도 이론 연구에 참여해줄 수 없냐는 요청이었습니다.....뒤에는 "물론 안 된다면 그냥 입학 후부터 참여해도 좋다" 라고 써있긴 했지만요... 생각보다 적극적인 반응을.. 갑자기 보여주셔서.. 당혹스러웠습니다. B 학교가 안 될 경우를 대비해 A 교수님과 미적지근한(?) 관계를 유지중이었는데 갑자기 A 교수님이 이렇게 먼저...
아직도 A교수님께는 답장을 못 드렸습니다 ㅜㅠㅠ... 거절할 명분이 사실 없습니다... 지금은 그냥 별일없이 대학원 준비만 하는 백수라...이런 제 상황을 이미 알고 계시기도 하고요... (온라인 면담 때 저보고 요즘 뭐하고 지내냐고 하셨음)
제가 여기서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까요..ㅠㅠ 지금이라도 A교수님께는 다른 곳도 컨택했다고 말씀드리는 게 좋을까요? A 교수님은 저보고 다른 곳 컨택했냐고 물어보시지 않으셨어서...따로 먼저 나서서 다른 곳에도 컨택했다고 말씀드리진 않았거든요. 머리가 아픕니다.. 제가 뭐라고 두 분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입장이 된건지, 죄송스럽기도 하구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카카오 계정과 연동하여 게시글에 달린 댓글 알람, 소식등을 빠르게 받아보세요
댓글 4개
2025.10.07
하나 더 생각 해볼 필요도 있는게 A와 B교수는 서로 모르시는 사이 맞으신건가요? 서로 아는 사이라면 글쓴이님은 부정적으로 보면 거짓말 한사람으로도 보일거 같아서요
대댓글 1개
2025.10.07
그것도 잘 모르겠어요 ㅠㅠ 일단 연구분야가 좀 다르긴 합니다만...큰 틀에서 보면 마주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제라도 솔직히 말씀드리는게 나을까요? ㅠㅠ
2025.10.08
전~혀 문제없는 듯. 오히려 다른 곳이랑 컨텍중입니다 라고 밝히는게 '이 새끼 간보나' 생각들지도 ㅋㅋㅋ 원래 들어가는 입장에선 여기도 찔러보고 저기도 찔러보고 하는게 당연한거니깐 너무 신경쓰진 마셈.
대댓글 1개
2025.10.08
의도치 않게 거짓말을 하게 된 꼴이 되어버려서 많이 심란했는데, 시원하게 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의 짐을 좀 덜었어요 ㅎㅎ
2025.10.07
대댓글 1개
2025.10.07
2025.10.08
대댓글 1개
2025.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