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K 석박통합과정 포기 후 자대 석사 재입학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안녕하세요 서울 중위권 대학 이공계 자연 계열에서 SPK 석박 통합 과정으로 진학 후 박사 과정과 맞지 않는 것 같아 제목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원 진학을 성급하게 결정한 것이고 주변에서 취업난에 대한 우려에 막연한 두려움을 느껴, 충분히 고민을 해보지 않고 진학한 것에 대하여 반성하고 있습니다.

현재 다니는 랩실의 분위기는 어차피 박사 졸업 요건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주제를 스스로 선정하고 최대한 자율적으로 연구를 진행하도록 하는 방목형 랩실에 가깝습니다. 연구에 대한 의지와 흥미, 그리고 조금의 실력만 있다면 (실제로 그러한 다른 연구실 인원 분들은) 원하는 연구를 간섭없이 자유롭게 하는 듯한 분위기 입니다. 다만 저는 스스로 주제 찾는 것도 너무 어렵고, 간신히 기존 논문을 응용하여 간단한 연구라도 해보는 과정에서 트러블 슈팅을 하다가 막히면 교수님께서 이것저것 조언을 해주시긴 하는데, 그럴 때마다 늘어나는 방대한 논문 읽을거리 및 공부량이 부담되는 느낌이 더욱 큽니다. 또한 배정된 사수나 교수님의 압박 등이 전혀 없어, 스스로를 통제하며 여가를 포기하고 공부에 집중할 집중력 및 동기 유발이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당연히 저 자신의 능력 부족인 부분입니다).

대학원을 선택했던 이유는 우선 학부 때 성적이 어느 정도 나왔고, 다른 학생들이 시험 공부를 할 때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들을 암기할 때 저는 상위 전공 서적을 찾아보며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던 경험이 있어 이 정도면 대학원 진학을 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시작하였습니다.

다시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공부가 좀 할만하고 성적도 나왔던 이유는 어느 정도의 코스웍이 있었고, 정답이나 목표가 정해진 공부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위와 같은 이유로 박사과정의 연구나 완전 연구직은 안맞을 것 같고, 석사 수준에서 기업 목표나 과제가 정해져 있는 연구 및 R&D가 더 핏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주변에 고민을 얘기하면 현재 연구실에서 석사 전환을 주로 말씀해주시는데, 석사 졸업도 어느 정도 연구를 진행하고 성과를 내야 시켜주는 분야라, 현재 랩실에서는 그만한 성과를 달성하고 졸업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위 내용을 바탕으로 1년 랩실 다닌 것을 포기(자퇴)하고(재입시 과정까지 합치면 1년 6개월을 손해 보고) 다시 자대에 있는 랩실 중 기업 과제를 받아서 2년 졸업은 보장되고 석사 alumni 취업 또한 어느 정도 보장된 연구실로 입학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주변에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거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혜안을 가진 조언자가 잘 없어 여러분의 고견을 여쭙습니다. (교수님과 이러한 문제로 면담을 해보는 것은 가능한 것인지도 side question으로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실지 잘 몰라서요. 교수님께서는 매우 젠틀하시지만 워낙 똑똑하시고 혼자 연구를 잘해오신 분이라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공감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ㅠ)

혹시 이러한 상황에선 대부분의 대학원생이 비슷한 고민을 하는게 흔하며, 기왕 시작한거 박사과정 6년을 꾸역꾸역 버티는 것이 더 나을지, 또는 지금이라도 취업을 위한 루트로 트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될지 의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지 못한 다른 방안이 있다면 말씀해주신다면 새겨 듣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