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고민이 있어 가입 후 여러 글들을 읽어보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번에는 제 상황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방 사립대에서 공학 석사를 마친 후, 미국의 한 주립대(R1, 미국 내 약 70위권)에서 박사과정 풀펀딩 제안을 받아 현재 재료과학 박사과정 2학기 차에 재학 중입니다. 연구 분야는 배터리입니다.
솔직히 학부 시절에는 방황도 많았고, 공부에 집중하지 못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후 석사 지도교수님을 만나 본격적으로 연구에 몰입하게 되었고, 석사 2년 동안 1저자 논문 3편(국제 2편, IF 5–6 / 국내 1편), 공저자 1편을 포함해 총 4편의 논문을 게재하였습니다.
석사 과정 중 “학벌에 대한 아쉬움”과 “배터리 분야에서 더 깊이 있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두 가지 이유로 박사과정을 결심하게 되었고, 현재 학교로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박사과정에 들어온 이후입니다.
현재 지도교수님은 배터리 전공자가 아니시며, 연구비 상황도 넉넉하지 않아 실험에 제약이 있습니다. 기본적인 코인셀 제작 수량까지 제한이 있는 상황입니다. 랩 내에는 배터리 연구 선·후배가 없고, 최근 배터리 포닥이 합류했지만 개인적인 성향이 있어 교류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결과적으로 연구를 거의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하는 구조입니다. 그 과정에서 과제도 없고 주제도 없고 시간만 낭비하고 있는 느낌이 굉장히 큽니다. (과제가 없으니 제 이름을 과제에 넣지 못한다 하시고 지금은 TA로 있지만, RA는 힘든 상황입니다. 풀펀딩 약속받고 입학한건데 .. 재정 관련해서 문제가 많으십니다.)
석사 과정에서는 지도교수님과 긴밀하게 토론하며 트레이닝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성장한다는 느낌이 컸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방향 설정부터 실험 설계, 해석까지 혼자 감당해야 하다 보니 오히려 역량이 퇴보하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미팅을 할 때 잘 모른다고 하신 적도 있으십니다. 한 편으론 본인의 무지함을 인정하는 것이 어려우셨을텐데 인정하신 것이 정말 대단하신 분이란게 느껴지지만, 제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서 들고가면 깊은 연구 토론이 아니더라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방향이라도 알고 싶은데 그것마저 잡아주지 못하시는 느낌이 듭니다.
한편, 현재 지도교수님은 Nature 논문을 게재하신 경험이 있고, 재료과학 기반으로 AI, 센서 등과의 융합 연구 가능성도 열어두고 계십니다. 배터리에만 국한되지 않는 확장성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단점들이 제 눈을 가리고 있는 것만 같아 정말 깊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제 시간을 여기서 보내기에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현재 고민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가 가장 바라는 것은 이미 석사 학위가 있으니 빠르게 졸업을 하는 것입니다.
현재 학교에서 최대한 빠르게 졸업을 목표로 하고, 이후 명성 있는 대학에서 포닥을 통해 커리어를 확장하는 전략
1–2년 정도 시간을 투자하더라도 더 높은 랭킹의 대학으로 트랜스퍼를 시도하는 전략
어느 선택이 장기적으로 더 나은 방향일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랩 생활의 본질은 어디든 비슷하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동시에 박사 학위의 소속 기관이 커리어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느낍니다.
선배님들께서는 이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고려하실지, 혹은 제가 놓치고 있는 관점이 있다면 조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카카오 계정과 연동하여 게시글에 달린 댓글 알람, 소식등을 빠르게 받아보세요
댓글 3개
2026.02.25
“과제가 없으니 제 이름을 과제에 넣지 못한다 하시고 지금은 TA로 있지만, RA는 힘든 상황입니다. 풀펀딩 약속받고 입학한건데 .. 재정 관련해서 문제가 많으십니다.”
다른거 다 빼고 이것만 봐도 일단 거기 나와야함. 교수는 이미 님을 전혀 신경 안/못쓰고 있다는 뜻임. 여기서 상황을 반전시키기도 힘들어보이고. 포닥도 실적 있고 박사 지도교수가 챙겨줘야 가지 지금 둘 다 기대할 수 없는데 거기 계속 있을 이유가 없음.
안녕하세요, 저도 미국에서 3년차 공부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아시다시피 요즘 연구비 삭감이 심각해서 RA받는게 쉽지가 않습니다. 이거 가지고 교수님이 관심없다고 보기는 좀 힘들거 같구요.. 그래도 TA라도 챙겨주셔서 괜찮은거 같습니다. 저희학교도 RA->TA전환이 엄청 생겼습니다. 더불어서 미국 박사과정이 모든 학생들을 다 끌고가는것도 아니고 프로그램이 모두에게 적합한것도 아니라서 트랜스퍼 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 안좋은 일도 아닙니다. 우선 지도교수님과 지금 상황에 대해서 솔직하게 오픈하고 상의해보시는걸 1번으로 추천드립니다.
2026.02.25
대댓글 1개
2026.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