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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자신을 모르겠습니다. 고민 상담이 필요합니다.

202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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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현재 설카포 중 1곳의 드라이랩에서 일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김박사넷에 계시는 여러 분들께 조언을 받고 싶어 이 글을 씁니다.
글에 들어가기에 앞서, 글이 장황할 예정이라, 이 부분에 대해서는 미리 사과드립니다.

사실 전 지금, 제가 이대로 살아도 되는지, 그리고 이런 상태를 벗어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시간을 흘려보내는 나날을 지내고 있습니다.
조언을 부탁하는 것인지, 그저 신세한탄일지 모르는 글이지만, 저도 모르겠는 마음을 한번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학부를 입학할 때는 그냥 막연히 좋은 대학에 가서 연구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입학했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는 그냥 하루살이처럼 공부한 것 같습니다. 교양 과목 외에는 웬만해서 시험기간에만 벼락치기로 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미래에 대해 고민할 때, 상당히 낙관적으로, 그냥 학점이나 잘 받으면 되겠지, 이런 느낌으로 살아갔습니다.
군대에서 고생을 꽤 했습니다. 군대에 있으면서 난 무조건 공부해야겠다라고 불탔고, 그래서 대학원에 갈 생각을 했습니다. 그 덕에 학점은 높게 받았지만, 미래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지 않았습니다.
졸업하고 취업이냐 대학원이냐의 기로에서 고민하지 않고 대학원을 골랐습니다. 어렸을 때 부터 과학자의 꿈을 꿨으니,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하니, 어디서부터 뭘 해야할지 하나도 알지 못했습니다. 논문을 읽어도 그냥 지식으로만 쌓여갔고, 제가 앞으로 뭘 해야할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LLM의 도움을 받아 하면 된다는 선배님들의 조언을 듣고 진행했을때는, 그저 GPT한테 물어보고 복사 붙여넣기만 하는거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어떻게 석사 졸업은 했습니다. 연구직을 꿈꿨기에, 관성적으로 박사에 진학했습니다.
석사 2학년 박사에 대해 고민할 때부터,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봐도 제게 남은 것은, 적당히 높은 학점, 높은 학교명, 그 외엔 아무것도 없는, 말 그대로 딱 고등학생스러운 성적.
제게 남은 능력은 단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박사에 진학하면서도 제 자신에게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의 친구들 중에는 취업하는 친구들도 나오기 시작했고, 같은 연구실 내에서도 제가 후배에게 밀리는 것은 아닌가, 연구실에 누가 되는건 아닌가, 항상 걱정이 됩니다.
그러면서도 제가 나아가기 위해 뭔가 해야 함은 알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제가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그리고 그것이 4년 정도의 박사 생활 내로 성과를 맺을 수 있을지, 정말 다양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학부 시절 친해져서 같이 대학원 (연구실은 다른 곳에 진학했습니다.)에 진학한 친구따라서 대학원을 진학한 것은 아닌가, 제가 지금까지 내린 결정이 제가 결정한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 영향을 받아서 줏대 없이 결정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생각이 겹치고 겹치면서, 연구 또한 매 달 돌아오는 미팅때 적당히 둘러대기 위해 진행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 자신을 바꾸고, 제가 생산적인 사람이 되도록 변화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 방향을, 그리고 그런 자신감을 갖는 법을 모르겠습니다. 가끔 제 자신을 돌아보면, adhd인지 회피형인지 우울증인지 모를, 지독하게 일하기를 기피하는 것 같습니다.
주말이 되고 퇴근하면 그저 누워 읽는 것인지 아니면 그림을 흘려보내는 것인지 모르듯이, 그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뭔가 더 설명하기 어렵고 그저 신세를 설명하는 글인 것 같습니다. 제가 변할 수 있는, 혹은, 깨달을 수 있는 조언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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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개

2026.04.09

많은 연구자들이 하는 좋은 고민입니다. 스스로 하고 싶은 게 뭔지 깊게 고민하시고, 목표를 세우시고, 최선을 다해보시면 설령 일이 뜻대로 안되더라도 배우고 얻는게 있을 겁니다. 주변 선배, 교수님께도 조언 많이 구해보시구요

2026.04.09

변하는 것.. 절대 혼자 못합니다.
대학원생들이 대학원 생활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대학원을 학부때의 연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혼자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의지로 극복하겠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교수가 봤을때 그 모습은 중2병이나 다름 없습니다. 대학원생이면 20중반이 넘는데, 그 나이면 스스로 할 줄 알아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오만이고 착각입니다.
대학원은 게임의 룰이 바뀌는 곳입니다. 본인 스스로를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라고 생각하고, 혼자 열심히해서 안되고 시키는걸 잘해야되는 곳입니다. 대학원에서 잘하고, 살아남는 법은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알려주지 않고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려면 답을 교수에게 찾아야합니다. 교수에게 계속 물어보고 설령 갈굼이 두렵더라도 계속 지도 받아야합니다. 그게 노력하는 거고 그게 잘하는 겁니다.
선배, 동료도 피차 같은 입장이라 본인의 변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변화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교수에게 계속 지도받는 것인데, 그런거 잘 하는 대학원생들이 사실 드물죠.

2026.04.09

좀 더 보태자면..
"제 자신을 모르겠다"는 것은 "지금 대학원이라는 곳에서의 게임의 법칙을 모른다"는 것으로 저는 이해가 됩니다.
육상선수가 아무런 규칙도 모르고 축구경기에 투입된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이겠죠. 그건 본인을 모르는게 아니라, 사실 게임의 법칙을 모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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