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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 논문 투고 후 드는 푸념들

2023.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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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6년차 대학원생입니다.

며칠 전에 제 분야에서 알아주는 곳에 첫 논문 투고를 했습니다.
투고를 하면 기쁠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우울해졌습니다.

저의 초고를 바탕으로 교수님께서 모든 글을 쓰셨고, 논문 피규어, 캡션마저 교수님 손이 안닿는 곳이 없었습니다.
교수님도 많이 지쳐하셨고, 두세번 넘게 기회를 주셨는데도 못하는 제가 싫었습니다.
저로 인해 피해를 입은 교수님, 다른 학생에게도 미안했습니다.

1년차에 과도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으로 인해 부정맥을 얻었고, 거의 매일 증상이 나타나서 대학병원에서 시술을 받을정도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예후는 좋지않았고, 요즘도 증상이 발현합니다. 스트레스를 안받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그게 되겠습니까?..
논문 마무리를 하며 이틀동안 거의 잠을 못자, 3번의 실신을 겪을뻔하니 '내 몸 상하면서까지 공부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준비하는 며칠동안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잘 안쉬어지고, 밥대신 에너지바를 먹으며 버텼습니다..
투고를 끝내고나니 이제서야 밥을 먹을 수 있게되었고, 솔직히 쉬고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녁에는 쉬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쉬면 안되었습니다. 해야할 일, 밀린 일이 산더미인데 왜 쉬었을까요..?
교수님의 다그침... 왜 나는 이렇게 살고있는가라는 생각.

사실 일찍 퇴근하고 조용한 집에 혼자 들어가면 나쁜 생각을 너무 많이 하게되어, 밤 늦게 들어가곤합니다.
일의 밀도가 높다라고 할 수는 없지만 머리가 부족해서, 더 오래 연구실에서 공부하면 다른 사람들 만큼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공부도 재능이라는 것을, 나는 그 재능이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교내 상담도 받아봤지만 그 때 뿐이었고, 나쁜 생각이 계속 들고 사람들과 어울리는것도 노력하기 싫어졌습니다. 전에는 랩동료들과 잘 지냈는데 특정 사건 이후 모든 것이 싫어졌습니다.

이 정신 상태와 신체 상태로 계속 연구를 할 수 있을까요?
휴학을 한다면 다시 돌아와서 공부할 수 있을까요?
그만두는 것이 모두를 위한 길일까요?
저도 제가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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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6개

2023.07.23

'저의 초고를 바탕으로 교수님께서 모든 글을 쓰셨고, 논문 피규어, 캡션마저 교수님 손이 안닿는 곳이 없었습니다. 교수님도 많이 지쳐하셨고, 두세번 넘게 기회를 주셨는데도 못하는 제가 싫었습니다.' ㅡ 양심이 있으면 교수한테 절하고 다니고 그냥 딴길 찾아보셈. 다른 열심히 하는 학생들은 무슨 죄임

2023.07.23

아니 다른 렙 동료들한테까지 피해 줄거면 그냥 자퇴하면 되지
왜 본인 무능력하다면서 아무껏도 못하는걸 합리화하는 거지. 피해입은 교수 학생들한테 미안하면서 싫다는건 뭔 소리고
이런 학생 안 내치고 논문 대필해주는 교수도 이해가 안되네

2023.07.23

와 진짜 최악의 스타일이다...자기가 잘못해놓고 나는 못나서 원래 그래요 이러는 회피형..

2023.07.23

여러 사람 피해주지말고 그냥 자퇴하는게 본인을 위한 길인거 같음

2023.07.23

그냥 그만두삼 교수님이 안됐다

2023.07.23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그만두는 것이 모두를 위한 길 맞음

2023.07.23

2.6년차가 본인 분야에서 알아주는 높은 저널에 투고하는건 사실 굉장히 버거운 일입니다. 어려운게 당연하고 처음인데 많이 버거움이 느껴지죠. 휴식을 충분히 취하시고 다시 학업에 복귀하셔서 열심히 해봅시다. 2번, 3번 하다보면 이렇게나 버거운 일도 결국엔 익숙해지고 잘하게 됩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무사히 학위과정을 마치고 싱그러운 열매를 맺는 것이 교수님께도 랩에도 궁극적으로 고생하는 나 자신에게 보답하는 길일 겁니다. 파이팅.

2023.07.23

무거운 왕관에는 그에 걸맞는 책임이 따르는 법 아닐까요? 누구나 처음부터 그 무거운걸 쉽게 지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더불어 짐을 내려 놓는 다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그저 내려놓는 것 그 자체이며 거기에 대한 의미 부여는 우리의 관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2023.07.23

나도 학교 다닐 때 그랬어요.
지금 현직 교수이고 논문 많이 씁니다.
그 때 기다려주신 지도교수님을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2023.07.23

안녕하세요. 글쓴이님 잘못이 아닌데 몇몇 댓글들이 너무 날카롭네요. 제생각엔 현재 상태로 연구를 지속하는것은 위험한것 같습니다. 최소 일주일 휴가, 혹은 한 학기 휴학 하는것이 나아보입니다. 기계도 쉴새없이 가동하면 발열로 고장나서 더는 못쓰게 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에요. 죽으면 다 끝인데 논문 그깟 종이쪼가리 몇장이 뭐가 중요한가요? 지금 교수님께 메일로 현재 상황에 대해 말씀드리고 필요하다면 정신과가서 치료 받길 바라요. 힘내세요.

2023.07.23

2년반만에 알아주는 곳 투고는 대단한 일입니다.
교수님도 초고를 보고, 쓸만하니까 정성을 들이신 거겠죠.
다만, 개인적인 생각에 박사과정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학습능력과는 또 다르게 버거운 일들을 계속해서 감당하고 도전해나가는 정신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과정이 즐겁지 않으면 박사를 받은 후에도 포닥을 하고, 교수가 되는 것은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차피 회사를 갈거라면, 석사까지만 잘하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본인의 판단 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상황일 것 같은데, 지도 교수님 또는 선배분들과 본인 역량 및 현재 건강 상태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해보시고 판단을 요청해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2023.07.23

힘들 땐 휴학해도 됩니다. 무슨 큰 일 안 나더라구요. 응원합니다!

2023.07.24

석박사 과정은 학위 과정이지 회사 업무가 아닙니다. 부족한 부분을 공부하면서 메꿔나가는 시간이지, 무조건적인 질책을 할 때는 아니라 생각해요. 정말 힘들다, 나는 안되겠다 라고 느끼시면 그만두셔도 되겠지만 후회가 남지 않을 때 까지 조금 더 달려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재치있는 알베르 카뮈*

2023.07.24

논문이 데드라인 있는것도 아닌데 왜 실신할 정도로 일을 하시나요? 그냥 님의 수준과 실력 맞추어서 일을 하세요. 고시 3관왕이나 수능 수석할 정도로 공부량이 많은 사람들도 며칠간 밤새서 실신할 정도로 공부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매일 7시간씩 적절한 휴식 취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죠.

대댓글 1개

재치있는 알베르 카뮈*

2023.07.24

개인적으로 석사받고 나가시거나 자퇴 한 후 다른 연구실 알아보는걸 추천 드립니다.

2023.07.24

다들 연구실 틀어박혀 있어서 삶의 여유가 없나 댓글 겁나 팍팍하네 ㅋㅋ 님 정신차려요. 여기서 무너지면 어떻게 할라고. 그만두는게 모두를 위한 것일수도 있겠지만 그게 본인을 위한 건가요? 그냥 철면피 까셈. 교수님이 진짜 이새낀 안되겠다 하면 그때 내쫓거나 불러서 한소리하거나 하겠죠. 아직까지 다그친다는 건 지도할 마음은 있단 소리임.
뭔 사건이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일단 대화로 좀 푸시고 정신줄 잡으시고.
영 아니다 싶으면 석사만 하고 나가시고. 이건 본인 상황 좀 정리하면 알거 아님. 지도교수랑 관련해서 꼭 얘기해보고.
보니까 연구실에서 겁나 잘 챙겨주는거 같은데 고맙다고 마실거라도 사다주고. 옆에 도와주는 동료/선배/후배 있는거 진짜 감사한거에요.
연구 접고 튀는건 진짜 최후의 최후의 보루임.

2023.07.24

글쓴 분께서 많이 몰려있는 상황이신 것 같아요. 사람이 정신이 망가지면 시야가 많이 좁아지더라고요.
휴식을 통해 현재의 상태를 벗어난 뒤 천천히 생각해보실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밤샘 논문 작업 끝에도 쉬지 말아야했다는 내용을 보니 연구실 분위기가 휴식이 자유롭지 못하거나 일이 많은 것 같은데,
이대로는 그만둘 것 같다며 잠깐의 휴식을 요청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우선 당분간은 일찍 퇴근하고 수면부터 좀 보충해보세요.. 저도 그렇게 무리한 적이 많았는데 신체는 정신에 많은 영향을 끼치더라고요.

2023.07.24

교수입니다.

글쓴이님이 왠지 '착한 사람' 병에 걸려 있는 것 같네요. 그것도 심한 정도로...ㅠㅠ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대학원 2.X년차에 논문 투고하면서, 본인의 글과 그림이 제대로 잘 남아있는 학생이 얼마나 될까요?

너무 자책하고, 너무 미안해 하면 더 위축됩니다.
지도 교수님이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분이라면 이런 얘기를 교수님께 해 보세요.
대부분은 위로해 주시고 기운을 북돋워주실 겁니다.

앞의 댓글들에 상처받지 마세요. 상당히 놀랐네요.

기운 내세요!!

2023.07.24

현직 교수입니다.
저 첫 논문도 교수님이 그냥 다 갈아 엎으셨어요.. 어마어마한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두번째, 세번째, 네번째.. 논문을 쓸 수록 교수님의 빨간 펜 비중이 줄어들어갔습니다.
그러면서 성장하는거에요.

누가 첫 논문을 잘 쓰나요.. 여기 현직 교수들 모두 다 그런 과정 거쳐서 연구자가 된 것입니다.

일단 좀 쉬시고.. 교회 다니시면 여름 수련회에 가서 찬양과 기도를 깊게 드리면서 마음을 회복하고 오세요.

2023.07.24

다들 질타와 응원의 댓글 감사합니다. 우선은 정신의학과에 예약을 하였고, 교수님과 상담할것입니다.

2023.07.24

잘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2023.07.24

첫 논문이시면 첫 투고 저널에 잘 되시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수 없는 reject, re-submit 잘 견디시길요 ~~
쇠약한 마리 퀴리

IF : 1

2023.07.24

원래 처음이 제일 힘듬. 한번 하고 나면 그 다음은 70%의 시간과 노력으로, 그 다음은 40%의 시간과 노력만 써도 비슷하게 나옴. 경험이란게 효율이 무시무시하게 빠름.

2023.07.25

첫 댓글들이 생각보다 부정적이라 깜짝 놀랐네요. 일단 투고하셨다는거 자체로도 축하받고 기뻐하셔야할 일입니다. 더 나아질려고 노력하시면 다음에 투고하실때는 훨씬 덜 수고스럽겠죠. 건강 잘 챙기시면서 생활하시길 바랍니다.

2023.07.26

상위댓글들 왜저럼 ㅋㅋㅋㅋㅋㅋ 학생들이 쓴 초고의 10%만 살아남아도 초초초대박친거라고 보는게 일반적입니다 :)

0교수들이 학생들에게 논문을 쓰라고 할때 기대하는것은 완성도나 완벽한 영어라기보다는 논문의 스토리와 논리구조에요. 그걸 보고 교수들은 처음부터 논문 다시 씁니다.

2023.07.26

응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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