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제 분야에서 알아주는 곳에 첫 논문 투고를 했습니다. 투고를 하면 기쁠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우울해졌습니다.
저의 초고를 바탕으로 교수님께서 모든 글을 쓰셨고, 논문 피규어, 캡션마저 교수님 손이 안닿는 곳이 없었습니다. 교수님도 많이 지쳐하셨고, 두세번 넘게 기회를 주셨는데도 못하는 제가 싫었습니다. 저로 인해 피해를 입은 교수님, 다른 학생에게도 미안했습니다.
1년차에 과도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으로 인해 부정맥을 얻었고, 거의 매일 증상이 나타나서 대학병원에서 시술을 받을정도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예후는 좋지않았고, 요즘도 증상이 발현합니다. 스트레스를 안받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그게 되겠습니까?.. 논문 마무리를 하며 이틀동안 거의 잠을 못자, 3번의 실신을 겪을뻔하니 '내 몸 상하면서까지 공부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준비하는 며칠동안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잘 안쉬어지고, 밥대신 에너지바를 먹으며 버텼습니다.. 투고를 끝내고나니 이제서야 밥을 먹을 수 있게되었고, 솔직히 쉬고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녁에는 쉬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쉬면 안되었습니다. 해야할 일, 밀린 일이 산더미인데 왜 쉬었을까요..? 교수님의 다그침... 왜 나는 이렇게 살고있는가라는 생각.
사실 일찍 퇴근하고 조용한 집에 혼자 들어가면 나쁜 생각을 너무 많이 하게되어, 밤 늦게 들어가곤합니다. 일의 밀도가 높다라고 할 수는 없지만 머리가 부족해서, 더 오래 연구실에서 공부하면 다른 사람들 만큼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공부도 재능이라는 것을, 나는 그 재능이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교내 상담도 받아봤지만 그 때 뿐이었고, 나쁜 생각이 계속 들고 사람들과 어울리는것도 노력하기 싫어졌습니다. 전에는 랩동료들과 잘 지냈는데 특정 사건 이후 모든 것이 싫어졌습니다.
이 정신 상태와 신체 상태로 계속 연구를 할 수 있을까요? 휴학을 한다면 다시 돌아와서 공부할 수 있을까요? 그만두는 것이 모두를 위한 길일까요? 저도 제가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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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6개
2023.07.23
'저의 초고를 바탕으로 교수님께서 모든 글을 쓰셨고, 논문 피규어, 캡션마저 교수님 손이 안닿는 곳이 없었습니다. 교수님도 많이 지쳐하셨고, 두세번 넘게 기회를 주셨는데도 못하는 제가 싫었습니다.' ㅡ 양심이 있으면 교수한테 절하고 다니고 그냥 딴길 찾아보셈. 다른 열심히 하는 학생들은 무슨 죄임
2023.07.23
아니 다른 렙 동료들한테까지 피해 줄거면 그냥 자퇴하면 되지 왜 본인 무능력하다면서 아무껏도 못하는걸 합리화하는 거지. 피해입은 교수 학생들한테 미안하면서 싫다는건 뭔 소리고 이런 학생 안 내치고 논문 대필해주는 교수도 이해가 안되네
2023.07.23
와 진짜 최악의 스타일이다...자기가 잘못해놓고 나는 못나서 원래 그래요 이러는 회피형..
2023.07.23
2023.07.23
2023.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