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각 분야별로 주류로 여겨지는 저널과 컨퍼런스가 있습니다만, SCI journal (저널)과 conference (학회)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연구 꿈나무들이 있는 것 같아서 경험담으로 글을 써봅니다.
모든 CS 하위분야가 다 그런것은 아닌데, 아직까지는 "와 이 사람 진짜 연구 잘하네"는 보통 국제학술대회에서 논문 발표를 얼마나 했냐로 판별이 됩니다. 서포카와 같이 연구 최상위권 대학의 연구실 보면 보통 국제학술대회 컨퍼런스에 논문 발표하면 각종 홍보를 하지, SCI 논문 낸거는 홍보하지 않습니다 (물론 TPAMI 같은 최상위급 저널은 논외입니다). Top-tier conference list는 첨부링크를 보면 됩니다.
저널은 일반적으로 논문 출판 (publish)이 되면 끝입니다. 하지만 학회에서는 학회장에 참석해서 구두 발표 (oral presentation)를 해야합니다. 구두 발표란, 여러 사람들 앞에서 발표 및 질의응답을 10~20분 정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추가적으로 포스터 발표를 요구하는 곳도 있습니다 (경험상 top-tier일수록 시키는 일이 많았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발표는 안하고, 포스터만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리뷰 점수로 상위권 논문이 주로 발표를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굉장히" 피곤하지만 그만큼 명예가 있습니다.
이렇게 권위가 갈라지는 이유는 채택률 (accept ratio)과 동료평가 (peer-review)로 부터 기인됩니다. 일반적으로 채택률이 10~20% 정도 되고, 동료평가에서 리뷰어가 3~5명이 붙습니다. 각 리뷰어가 해당 분야 학술 활동을 하는 전문가입니다. 5명 리뷰어가 붙었을 때 1~2명이라도 negative하게 심사하면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모두를 설득할 수 있다면 좋은 점수를 받아 채택됩니다, 5명 리뷰 통과해도 area chair가 또 걸러냅니다....). 특히, 기존 방법과 차이가 없거나, 기존 방법의 단순 결합으로 논문을 내면 incremental work이라고 지적받고 떨어집니다. 그만큼 novelty를 중시 여기며, 설득을 잘해야 하기에 글도 잘 써야 합니다.
반면 저널은 리뷰어가 저렇게 많이 붙지는 않고 (2명정도), revision 과정이 있어서 리뷰를 받고 수정해서 고쳐나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리뷰를 통과하고 나고 수정사항을 잘 반영하면 보통 채택이됩니다. 반면 학회는 그냥 떨어져서, 다른 학회에 다시 준비해서 내야합니다. 물론, 이때도 1명의 리뷰어가 여러 학회에서도 활동하기 때문에 리뷰 사항을 반영해야 합니다. 관례적으로는 학회에서 냈던 논문을 더 발전시켜서 저널로 냅니다.
학회는 리뷰가 고단하나 저널보다는 프로세스가 짧습니다. 저널은 잘못 걸리면 1~2년 걸립니다. 학회는 6개월, 무조건 1년내엔 끝납니다. 1년에 한번씩 열리거든요.
분명 대부분의 다른 분야는 SCI 저널을 중시하는 분위기와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컴퓨터 이론이 워낙 빠르게 변하다 보니 학회 발표가 대세가 된듯합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런 부분 때문에 대학에서 교수를 채용할때 괴리가 발생합니다. 타 분야에서는 학회를 아예 연구 결과로 안보는 곳도 많기 때문에, 많은 대학에서 CS 교수를 채용할 때도 SCI 저널로만 연구 실적을 평가했었습니다만, 최근에는 연구재단, BK 학술대회 리스트가 정립되면서 국제학술대회 논문도 실적으로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학 교수는 SCI로 뽑는데, 정부과제 수주를 위한 평가에서는 학회 논문이 우대 받는 괴리도 있습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대학에서도 국제학술대회 논문을 실적으로 인정해주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이러한 조치가 몇십년 된게 아니라 아직 5년 밖에 안됐습니다. 지방 몇몇 대학은 아직도 SCI 논문만 요구합니다 (QS 랭킹..).
Transformer 논문은 SCI 저널에 나왔을까요? 학회에서 발표 됐을까요?
물론 SCI든 학회든 논문 하나하나가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어떤 사람은 학회 논문도 70%는 garbage라고 일갈하던 사람도 보긴 했습니다만,,) 분명 AI/CS 분야에서는 둘의 차이가 존재하니 차이점을 직시하지 못하는 우는 범하지 않아야겠습니다.
2024.01.13
202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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