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새로오신 포닥분과의 트러블로 고민상담글을 올렸다가
교수님께 그걸 메일보냈다가 불려가서 제 신뢰도가 많이 추락한 상황이니
니가 힘든건 이해하지만, 니 마인드가 문제다. 니가 바껴야한다.는 소릴 듣고
좀 거의 며칠 내내 고심을 하면서 지내고있습니다.
친구들이나 주변사람들도 다들 야 너무 아깝다 조금만 버티자버티자 하는데..
하 이게맞나?라는 생각부터, 그래 아깝긴하지..하..근데..라는 생각은 수십수백번이나 들고..
당장 직장에서도 이런 얘길하면 짤릴 수도 있겟지만, 그냥 사람이 너무 안 맞아서 미쳐버릴거같다는데
'실적'이 중요한 곳이다. 니가 더 열심히 해야한다.라고 대답을 해버리면 뭐 제가 할말이 있겠습니까만..
교수님 말씀이 틀린 것도 아니고 제가 이제 더이상 손이 느리다는 핑계를 댈 연차도 아니고
이제 올해들어 무려 7년차에 들어갔지만..
교수님 말씀대로 '너가 할 수 있는걸로 논문을 써야한다.'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건 맞는 말씀입니다. 남이 한걸로 졸업논문을 쓰진않잖습니까?...
제가 할 수 있는건 오로지 동물실험 뿐입니다.
그것도 그냥 마우스의 뇌에 neurotoxin같은걸 주입해서 모델을 만든다음에
한달이나 수개월 뒤에나 뇌를 끄집어내서 조직염색해서 병리학적 분석, 신경염증 분석이나
끄집어내기전에 행동실험을 하는정도나, 가능하지..
여기서 끽해봐야 더 나아가면 뭐, 뇌를 갈아서 Western blot을 본다거나, RT-PCR을 한다거나 정도는 되겠지요.
하지만 이제 여기서 상담해주신분들의 말씀과 교수님의 말씀대로..
저는 이제 새로운걸 할 시기가 지났습니다.
또한 제가 병특 중인데 아직 35개월..이나 남았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금전적인 문제가 있어서
재빨리 취업을 하고싶은 마음이 큰것 또한 맞습니다.
세포실험이나 1일령 마우스들을 가지고 세포실험. 무조건... 할 수가 없습니다.
선배들이나 주변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서 진행하면 진행하지, 제가 할수있는 부분.아니지싶습니다...
세포실험만 주구장창 하는 사람들도 첫 논문 내는데 수년이 걸리는데, 입학했을때 1년동안 잠깐 배웠던
세포실험이 이제와서 잘 될까 의문이 들었고..
R,python 이런것도 뭐 배우려면 배우겠찌만 실험에 응용하기까진 많은 시간이 걸릴것이고..
저만의 새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교수님께 굉장히 강력하게 어필해야하는데,
자존감,자신감이 떨어진 상태인것도 있겠지만, 그걸 생각할 여력도 없으며...
여유도 없는것 같습니다. 또한 그걸 제시하면 저는 또 뭔가 다른 실험기법이나 이것저것 하려고들텐데
교수님께서 그렇게 하시는걸 허락하지않았구요..
그렇다고 이번에 졸업하셨던 MD.PhD 선생님만큼 월화수목금토일 밤늦게까지 거의 매일
아이가 둘 있으신 가장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늦은시간까지 실험하시면서 해오셨던분인데
저도 그렇게는 어느정도 할수는 있겠지만... 그것도 잠시뿐일것같구요..
그러므로 교수님께서 제시해주셨던 프로젝트를 토대로
지금까지 나온 데이터들을 가지고 어떻게든 제가 구워먹든 삶아먹든 추가실험을 하든 해서
논문을 내는 것이 제일 적절한 상황일 것이라고 저도 판단이 되는 상황입니다.
실험실 대부분이 그런 상태로 논문을 썼엇구요..
그래서 찬찬히 문득 실험실 한켠에 박혀있는 졸업논문 제본들이 보이더라구요. 좀 읽어봤습니다.
저널에 투고하는 논문들과는 다르게 Raw-data들을 쥐어짜내서 진짜 어거지로 늘렸다는 느낌이 있다고해아햐나,
규정에 따라 제본을 해서 남들에게 보여줘야하는 것도 있어서인지, 논문처럼 한 피겨에 많은 이미지를
넣을 수가 없으니까 저널이었으면 Figure5~6개, Supply Figure 몇개면 끝날 것 같은데
박사논문은 거의 Figure24까지 육박하는 것도 있엇고..
석사논문은 대체적으로 Figure7~10개 수준으로 끝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물론 조금씩 스타일이 달라서 다르긴하나..
제가 졸업논문을 쓴다면 일단 무조건 Figure 네개~여섯개는 깔고간다고 생각되는데요.
Figure1은 병리학적 분석을 통한 모델형성의 확인과 약물로 인한 병리소견의 감소.
Figure2는 이를 그래프로 나타낸거, Figure3은 이를 뇌조직의 해부도를 바탕으로 그린것.
Figure 4는 행동학적으로 분석했을때 개선이 있는지.
Figure 5는 신경염증(성상교세포) 발현증가와 약물로 인한 감소 확인.
Figure 6은 신경염증(미세아교세포)로 동일한걸 본 정도가 기본적인 토대일겁니다.
그 외에는 다른 실험실분들과 콜라보를 해서 뭐 좀 더 이것저것 결과물을 가지고 통계적 해석으로 엮어본다거나.
염증에 관한 측면으로 좀 더 파고들어서 본다거나 그 정도나 되리라 생각이 듭니다.
그 다음부터는 메커니즘인 측면으로 피겨랑 논문을 써내려가야할텐데.. 지금 프로젝트가 좀 기업이랑 콜라보하다가
얻어걸리다시피한 약물이고 제 사수가 나가긴했으나 기업이 추측제시해줬던 메커니즘을 분석했던것이 맞는거라 생각하다가, 다른 선생님에 의해서 사수의 데이터가 엉터리임이 밝혀졌고, 기업이 추측해준것과는 다른 메커니즘을 더 알아보자하고있는데 그렇다고 세포실험을 다른 사람한테 진행시키는 것도 아니거니와, 아얘 다른 관점으로 접근을 하시려고하는데..
제가 이것에 대해 공부하고있으면 그 관점이랑 엮어서 낼 수 있는지부터 알아내라고 하시는데..
아니 그걸 하려면 다른걸 뭔갈 해야할 것 같은데 또 못하게하고.이게 미치고돌아버릴지경입니다.
뭐 그냥 단순히 안티바디사서 조직염색이나 뇌조직 갈아서 단백질만 보면서 주구장창 하면 그만이란건지 고민이 되더라구요.
그런식으로 논문을 쓰면 24개까지나 채울수있을까?라고 계속 고민중인데
채워넣을 자신이 없습니다.. 계속 공부하면서 생각해보면 써내려가니까 그래도 조금씩 늘려가겠구나..싶긴한데..
아니 이런 식으로는 끽해봐야 석사논문 수준일거 같다는 생각이 자꾸만 듭니다.
뭐 ..아니 그렇게만으로도 논문을 쓰면..쓰기야 쓰겠지만..이거 입으로는 이제 테뉴어따서 실적 신경안쓴다면서
이런식의 데이터로만 내면 속으로는 IF욕심이 그득한 교수님이 과연 허락해줄까?라는 생각도 들기시작하더라구요..
막상 글을 써내려가면서도 막막하다는 생각이 또 드네요.. ㅎㅎ...
교수님께 한번 더 들어가서 여쭤봐야하는데..괜히 또 욕만 먹을까봐..겁만 납니다..
하소연인지 푸념을 적긴 적었는데 흐지부지 적으면서 제가 쓴걸 읽어보니 답답하기도 합니다.
아직 시작단계에서 헤매는 프로젝트라 아무리 생각해서 짜내도 6~9개정도밖에 안되네요ㅎㅎ...좀 더 채울수있으면 좋겠습니다ㅜㅜ
후회하는 피타고라스*
2021.03.26
아 실험 분야는 머 한번 하는데 수개월이 걸리수 있구나...
저는 컴공 딥러닝 분야인데 모델한번 학습하는데 긴거 3~4일정도 걸리는거 있으면
투덜투덜 거리면서 gpu 더 사달라고 팅팅거렸었는데....
한달이라....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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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천적인 마이클 패러데이작성자*
2021.03.27
친한동생중에도 컴공과 석사하고있는 녀석있는데
실험분야랑 다르게 금방금방하는건같더라구요...
컴터나 프로그램말고는 시약같은거를 계속 살일도
없으니 연구비가 남는건지 월급도많은것도 부럽기도하고요ㅎㅎ;; 뭐 이제 다른걸 하긴 늦어서 저는 이거로 열심히해야죠!
IF : 5
2021.03.27
학위논문은 자기가 한 실험을 처음부터 끝까지 풀어쓰는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는 박사학위논문 fig 한 40개 만든 것 같은데요. 적으신 건 학위논문이 아니라 일반 논문 피겨구성 형식이구요.
그리고 그냥 교수님 말 그대로 하면 될 것 같은데요. 일단 하실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그 실험으로 원하는 분석이 가능한지부터 파악하고 된다 안된다를 합리적인 근거와 함께 얘기하고, 애매하면 해봐서 이건 영 안됩니다 또는 좀 부족합니다 하는걸 데이터로 보여주고, 그럼 그때 추가로 필요한 다른 분석툴을 찾아서 진행해보고 결과 내보면 되는거 아닌가요.
보통 다 이렇게 되는데... 연구가 아무도 모르는걸 파는 일이다보니 보통 어떻게 하면볼수있냐, 그걸 우리가 할 수 있냐 없냐, 하려면 어떻게 해야되냐, 그만큼의 노력을 들일 일이냐를 파악해가면서 시작되고 진행되어가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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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천적인 마이클 패러데이작성자*
2021.03.27
제가 좀 성질이 급해서 마음이 앞서가서 그런것도 있네요ㅎㅎ... 동물실험만 하다보니 다른것에 대해 깜깜해서 막연한것두 있구요...공부를 하면할수록 이게 이렇게 가는게 맞는가? 아니 틀린가??싶은때도 많아서 하소연해봤습니다ㅜ
교수님께도 이렇게 해보고싶다!라고 설득하는것도 너무 어려운 일이다보니...ㅠ
IF : 5
2021.03.27
교수님 설득 원래 어려워요. 교수님이 알고있는 것보다 훨씬 많이 공부하고 시도해봐서 그만큼 딱 세팅된 자기논리를 가져야 간신히 가능한 일입니다. 공부할수록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드는것도 정상입니다. 부족해보이는 부분을 보완해가면서 그 자기논리가 더 튼튼해지는거구요. 깜깜하면 다른 실험을 해왔던 사람들이랑도 얘기 많이 해보세요.
2021.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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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7
2021.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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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7
2021.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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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7
2021.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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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7
2021.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