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산업공학 전공이고, 자대 연구실에서 석사 2년을 마치고 박사로 바로 입학을 해서 현재 3년차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 그러니까 벌써 5년차인 셈이네요... )
신생랩 첫 제자로 들어와서 석사 기간 동안에는 말 그대로 연구실 바닥부터 셋업하고 따오시는 산학과제들 쳐내다보니 연구 다운 연구를 하진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박사 1년차 말부터 비로소 주제를 잡고 연구를 시작했는데요, 어쩌다 보니 ML/AI 쪽을 하게 됐습니다. ( 정확히는 learning theory & RL 같은 adaptive optimization 쪽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
분야 자체는 교수님이 어디선가 듣고 오셔서 한 번 해보라고 추천해주신 분야이긴 합니다만 정작 본인은 거의 모르시기도 하고... 그렇다고 제가 잘 알던 분야들도 아니라서 사실상 A부터 z까지 혼자 다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시행착오도 너무 많고 시간이 많이 소모되는 것 같고, 한 번 막히면 너무 막막하네요...
제가 첫 제자이다보니 선배님이나 심지어 포닥도 없고... 후배들은 또 각자 다 다른 주제로 연구들을 하고 있어서 고민이 생겨도 어디 조언을 구하거나 붙잡고 디스커션 할 사람도 없어서 너무 답답합니다... ( 교수님과 미팅을 해도 제가 과외 하듯이 설명을 드리는 식이라서 막상 고민 되는 내용에 대해서는 공감 이외의 것이 없어요ㅜ )
그런데 다른 학교 연구자 분들은 벌써 저랑 같은 연차에 NeurIPS, ICML, ICLR 논문들 최소 한두 편씩 가지고 계시는 걸 보면 제가 이렇게 연구 분야를 계속 가져가는 게 맞는지, 연구 역량이 없는 게 아닌지... 더 나아가서 이렇게 박사를 딴다고 하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는지 두렵기도 하고 걱정이 많이 됩니다.
저는 현재 석사 때 산학 과제 결과물로 저널에 낸 게 두 편 정도 있지만 현재 주제와 아무 관련이 없고, 현재 주제로는 부끄럽지만 작년( 2년차 때 )에 2티어 ML 컨퍼런스에 한 편을 낸 게 아직까진 전부입니다...
교수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연구소 같은 곳에서 연구를 계속 하고 싶은 생각은 있는데 너무 막막합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교수님은 졸업을 슬슬 준비해보라고 하시는데 실적이 너무 모자라니까 제가 오히려 미뤄야 되는 게 아닌지 걱정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네요..
어쩌다 보니 푸념이 됐는데요, 저랑 비슷한 상황/연차 이시거나 이미 박사를 받으신 선배님들은 현재 제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의견을 구해봅니다.
+) 다른 연구실도 이런가요? 도대체 SKP 같은 탑스쿨 탑티어 랩들은 어떻게 연구실이 돌아가는건가요!ㅜㅜ 재수를 해서라도 SKP 랩실로 갈걸하는 후회가 간만에 드는 새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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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개
2023.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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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본인이 알지도 못하는 핫한 단어 강화학습/기계학습 등 막 집어넣어서 과제 따오는 데는 성공하셧나 보네요...
제가 있는 곳에서는 지도교수님이 학생들에게 관련연구 하시는 교수님을 공동지도교수로 연결해 주셔서 두 분에게 지도받는 게 흔합니다. (저희는 ML 연구실인데 생물학 도메인 ML 연구가 흥미로우면 생물 교수님 연결, 재료분석이 흥미로우면 기계과 교수님 연결 등) 한번 말씀드려 보시는건?
대댓글 2개
상처받은 레프 톨스토이작성자*
2023.10.08
웃긴 건 관련 과제가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연구 주제가 다른 대안이 뚜렷하게 있던 것도 아니였어요ㅜ ( 참고로 교수님이 포닥때까지 하시던 분야도 단물이 다 빠져버린 분야였습니다. 비유하자면 SVM 같은... )
그래도 교수님이 항상 신경써주시고 나쁘신 분은 절대 아니긴 한데 유독 딱 하나 민감하신 부분이 authorship 입니다. 예전에 사실 공동 지도에 대해 살짝 운을 띄워봤습니다만... 엄청 예민하게 받아들이셔서 공동 지도는 힘들 것 같습니다ㅜ
제가 조금 더 산업공학스러운 연구 주제를 했었어야 했던 걸까요? 연구 자체는 재미가 있습니다만 시간과 실적에 대한 압박이 숨막히네요...
2023.10.08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너무 스트레스 받지는 마시고요. 저는 ML연구실에서 RL 하는데 이게 확실히 석사생은 이미 연구실에 있는 프레임워크 갖다가 본인이 바꿀 부분만 찾아서 하면 되니 졸업하기 편하고 실적내고 졸업할 수도 있는데요. 걍 첫 실적내는 시기만 빨라질 뿐 결국 본인 실력은 아니라서
어차피 박사면 석사때 대충 연구실에 있으니까 좀만 바꺼 쓰자로 퉁쳣던 것들 다 본인이 공부해야 되는데 ML연구실에서도 어차피 공부는 있는건 학교 수업 듣고 없는건 coursera던 mit ocw던 찾아서 듣게 되고 온라인 리소스들이 수준은 최고입니다. 본인이 time management만 잘 된다면...
산업공학이시면 딱히 NeurIPS, ICML, ICLR 를 노리지 않으셔도 산업공학 논문을 내시면 되죠... ㅎㅇㅌ
얌전한 어니스트 러더퍼드*
2023.10.08
지금 하고 계신 분야랑 산공 관련 주제를 접목시켜서 그쪽으로 포지셔닝을 하심이?
AI 대학원에서 학위를 받으시는것도 아닌데 ML 쪽 저널만 투고할 이유는 없지 않나요?
방법론을 ML을 사용해서 산공 쪽 문제를 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듯 합니다
2023.10.08
사정을 정확히 모르지만 저는 ML 컨퍼런스에 투고하는 쪽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졸업하기 전에 탑 ML 컨퍼런스에 논문 있고 없고가 인생이 많이 바뀐다고 생각해서요. 조급하실 필요는 없을 거 같습니다. 단 작성자 분께서 이제는 공부한지도 연차도 제법 되신 만큼, 앞으로 탑 컨퍼런스 급의 연구를 하실 수 있는지는 자문해 보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적으로는 논의할 사람이 없는게 매우 드문 상황은 아니고, 충분히 극복해 최상위권 연구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공동 연구는 알파고 GPT같이 대규모 연구를 위한 거지 퀄리티와는 큰 상관은 없다고 생각하고 학교 레벨 연구는 더욱 공저자 필요없을 수 있습니다. ML 분야 특성상 저 포함 제 주변에 꽤 많은 분들이 지도교수나 심지어 동료 없이 졸업했습니다. 하지만 탑 컨퍼런스 급의 논문 작성을 해보신 적이 없으면 아무리 주제와 내용이 좋아도 논문 작성법이나 억셉시키는 기술을 모르면 좀 헤메실 수 있습니다. 원고 완성되면 원고를 탑컨퍼런스 경험이 있으신 분께 첨삭이나 조언 받고 3번째 저자 정도로 추가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긴 하네요.
대댓글 1개
졸린 미셸 푸코 *
2023.10.08
저도 여기 동의.
- ML/AI 탑컨퍼런스 실적이 있는것과 없는 것은 박사졸업후 빅테크/교수임용에 있어서 진입 및 진입 이후 삶의 난이도가 많이 달라집니다.
- 박사졸업 이후 탑컨퍼런스를 도전하는 것은 운좋게 실력있는 지도학생이나 동료를 만나지 않는 한 박사과정때 도전하는것과 비교해서 배로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기회와 시간이 있다면 지금 도전하는게 무조건 좋습니다.
- 네이버클로바 등 요새 ML/AI 탑페이퍼 쏟아내고 있는 조직에서 인턴을 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어느학교에 재학중이신지는 모르겠으나, 탑컨퍼런스에 페이퍼 내본 사람들과 부딫히며 원고 작성기술, 주제잡는법을 배우는게 매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또 그곳에서 여러 학교, 여러 학과 출신의 능력있는 동료들과 일하면서 더 큰 시야를 갖게 될 수도 있죠.
2023.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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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8
2023.10.08
2023.10.08
2023.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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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