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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박사는 아니라 생각 했지만 결국엔 물교수가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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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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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무개랩의 인기글들 읽다가 문득 옛날 생각이 나 적어 봅니다.

1. 실적이 내 미래의 보증수표
여기 자주 올라오는 글들처럼 실적만 좋으면 원하는 대학 교수 되고 인생 꽃길만 걷는다면 좋겠지만 꼭 그렇지는 않더군요.

지금은 물교수이지만 박사 때는 이렇게 될 줄 몰랐던 이유가..
박사동안 실적이 좋았고 h-index, i10-index가 박사 말년 때 이미 왠만한 신임 조교수들 이상이었고, 그래서 교수들도 잘 될거라 얘기 했고, 졸업 전에 총장상도 받았고 주변의 비슷하거나 실적 좀 낮은 동기 후배들도 다 좋은 대학 교수가 되었지만.. 본인은 그저그런 대학의 물교수가 되었습니다. 그 때는 인생 망한줄...

2. 좋은 연구 해서 뭐하나 돈을 벌어야지
박사 과정하는 동안에는 내 연구가 사회에 이바지 하는 그런 뿌듯한 마음, 그게 중요 했는데 박사 받고 난 후에는 통장에 찍히는 숫자가 더 중요하더군요. 수입은 적지만 물교수가 아닌 학교와 물교수이지만 수입이 많은 두 학교를 비교해 보고 수입 많은 물교수가 되기로 결정 했습니다. 가족이 있으니 경제적 상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현재 학교에서 일년에 20만불씩 벌고 물교수지만 감사하게도 한국 방문시 강연으로 한 3-500 만원 정도 수입을 얻습니다. 좋은 연구 한다고 해서 돈이 더 벌리는건 아니니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3. 물교수라도 스트레스는 받는다
물교수다 보니 시간이 남아 돌아 애들 행사하는데는 다 참여하고 와이프랑 붙어 있는 시간이 많기도 하고 주말에는 하루종일 가족이랑 같이 있네요. 그러다 보니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보다 애들 걱정, 집안일 걱정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지금은 이제 곧 사춘기 되는 애들 잘 키우는게 제일 큰 걱정이죠. 테뉴어는 받았고 숨만 쉬워도 월급 나오는 물교수이니 이렇게 80세까지만 하려고 합니다.

4. 어떤 교수가 되고 싶은가
뭐.. 저라고 물교수가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실 교수가 되고 싶지 않았죠. 대학 때는 경찰 공무원이 되고 싶었던거 같은데..
그러나 교수가 세상 최고의 직업이라 생각하시는 교수인 아버지를 둔 덕분에 물교수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끊임 없이 연구를 해서 훌륭한 학자가 되라는 불가능한 주문을 물교수에게 하고 계시죠. 그래서 그런지 물교수로 끝내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물교수인 본인도 다른 많은 교수님들처럼 좀 더 나은 교수가 되기 위해 끊임 없이 뭔가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꼭 논문을 내는 실적이 아닐지라도..

5. 박사라고 다 같은 박사가 아니고 교수라고 다 같은 교수가 아니다
흔히 이런 말들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뭐?' 라고 생각합니다. 물박사든 아니든 자기 밥벌이 하고 지 앞길 잘 해가면 그만인거죠. 그러니 여러분이 물박사이던 물교수이던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남한테 피해 안 주고 밥벌이 잘 하고 있음 되는겁니다. 그러니 남들이 뭐라하건 열심히 살아가세요.


대학원에 들어 온 이상 어디로 갈지 모르는 인생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모두들 후회 없는 대학원 그리고 포닥 생활 즐기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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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6개

재치있는 한나 아렌트*

2024.02.26

제가꿈꾸는삶이네요..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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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7

더 나은 삶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2024.02.26

인생의 모든 시기에 최상의 퍼포먼스를 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할 때에 좋은 퍼포먼스를 내셔서 현재의 위치까지 잘 오셨으니 몇년은 편하게 지내시며 체력을 모아 또 필요할 때에 시류에 맞는 실적으로 성장하실 수 있겠지요.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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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 1

2024.02.27

감사합니다.
그래서 고민입니다. 50대가 인생의 최고점이라고 하는데 이제 몇년 안 남은 그 시기에 어디에 있고 싶은지 생각하면 고민이 깊어지네요.

2024.02.26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겸손하시네요. 학계의 대가에 비해 물교수라는 뜻이죠? 한국 방문 강연으로 (여러 군데 돌겠지만) 300~500씩 받으실 실력이면 잘하시는 분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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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7

네, 한시간 강연에 50-80만원 정도라 대여섯군데 돕니다.
한국 국립대/사립대 교수 강연비가 정해져 있다고 해서 보통 거기에 맞춰서 주시는데 미국 찐교수님들은 한시간 강연에 천만원 넘게 받더군요.

2024.02.26

쓰신 내용만 봐도 전혀 물박사, 물교수가 아닌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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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7

물박사는 아니었던거 같은데..
박사 때만큼 실적 안 나오면 물교수죠 뭐..

2024.02.27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애초에 테뉴어를 받은 물교수는 없다고 봅니다 ㅋㅋㅋ 실적 인정 받으셨으니까 테뉴어 받으신 것일 거고 종신인데 더 열심히 하는 사람이 오히려 드물죠~
교수는 대가냐 아니냐일뿐...저도 말씀하신 '물'교수 정말 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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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 1

2024.02.27

테뉴어는... 교수란 직업의 꽃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테뉴어 없이 그냥 산업계 연봉에 맞춰주면 좋겠어요 ㅎㅎ
그러면 일하는데 긴장도 있고 더 열심히 하게 되고 연수입도 30만불은 쉽게 넘을텐데 ㅎ

2024.02.27

어떤 글에는 물박사는 다 짤라버려야하며 물박사가 없어져야 한다는 개소릴 짓거리며 박사 숫자를 줄여야 한다는데, 이 글은 오히려 본인을 물교수라 칭하며 겸손한 글이다. 곰곰히 생각해보자 남을 공격하여 물박사라 지칭하는 사람은 공격받기 바빴고, 본인을 공격하며 물교수라 지칭하는 사람은 오히려 사람들이 더 지켜 올려주고 높여준다. 본인이 SPK를 나오던 NCS 자매지를 쓰던 최상위 탑탑탑 스쿨에서 포닥을 하던 교수를 하던 중요하지 않다. 사람 대 사람으로써, 또는 동료 대 동료로써, 더 나아가 같은 분야의 동반자 대 동반자로써 서로 존중하는 연구분야들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바닥은 항상 겸손해야 한다 라는 지도교수님에게 지겹도록 듣던 멘트가 귓가에 맴돈다. 그 때는 정말 지겹거 듣기 싫었는데, 왜 지금은 내가 스스로 이 멘트를 외치고 있는 것인가. 서로 서로 배려하고 돕고 건강한 연구문화가 자리 잡혔으면 하는 바램이다. 물론, 김박사넷에는 절대 생기지 않겠지만...휴

대댓글 1개

IF : 1

2024.02.27

딱히 겸손하게 쓴 글은 아니고요.. 나이 들다 보니 지방대에 계신 교수님들이라도 열심히 하시는분들 많으시더라고요. 진정으로 학생들 생각하시고 지역 발전 생각하시고.. 그런 교수님들 보면 논문이나 사업 수주나 그런 것을 떠나 존경스럽죠. 남들은 물교수라 할지라도요.

2024.02.27

20만불이라... 미국 대학 교수 연봉 많이 올랐네요.

대댓글 9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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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8

본봉이 그런 것은 아니고 모든 수당 다 합친 수입입니다. 본봉은 15만도 안 됩니다.

2024.02.28

1만도 많은 것 같고. 프로젝트안하는데 수당이 5만이라니. 물교수자리라는게 어떤학교인지 모르겠네요. 리버럴 아트도 아닌 것같고

2024.02.28

15만

IF : 1

2024.02.28

여름학기 겨울학기 그리고 학기동안은 컨설팅 합니다. 알차게 모아야 20만이지요.
물가 싼 텍사스에서 교수하는 동생도 조교수인데도 일년에 16만 정도 법니다. 본봉은 12만이지만.

2024.02.28

그렇군요. 전공이 경영쪽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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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8

산공 전공이지만 현재 학과는 MIS입니다

2024.03.01

테크랑 파이낸스 컨설팅친구들 받는 것 생각하면… 경영대 교수가 많이 받는 편이기는 해도 쩝… 뭔가 배가 살살 아픕니다. 가르키는 학생들… 시작 연봉이 15만 이러고 데싸 시니어 정도 달면 박사생이면 금방 300_400k 받으니 뭐… 교수워라벨도 좋은 편이지만 진짜 테크 리서치의 워라벨은 배가 아프더군요 ㅠㅜ

IF : 1

2024.03.01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빅테크에서 한 15년 정도 살아 남는다면 50만불도 가능하죠.
근데 잘 되는 케이스만 보는거고.. 교수도 마찬가지이지만..
20년 해도 30만 언저리 버는 사람도 많더라고요.

박사 퀄 떨어진 사람, 테뉴어 떨어진 교수, 레이오프 된 빅테크 엔지니어등
잘 안 보이지만 없는 것은 또 아니니까요...

2024.03.02

돈도 돈이지만 부러운 점은 테뉴어교수의 시스템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냥 돈을 좀 더 주고 삶에 자극이 좀 더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테크에 일하는 친구들은 쉽게 이직도 하고 본인이 이직을 활발히 다니며 커리어를 만들고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습득하더군요. 레이오프 당해도 다른 회사 가면 되고... 눈치빠른 친구들은 머신러닝이나 에이아이로 이직해서 빠르게 경험을 쌓는 모습이 부럽기도 합니다. 연구에서도 인더스트리의 자금력을 이길수가 없으니...

2024.02.28

잘 읽고 갑니다 ㅎㅎ 간만이 재밌는 글이네요... 인생이 즐겁지만 한편으로 허망하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하나를 얻으면 성취감은 잠깐이고 또 새로운 목표를 갈망하고 실망하고 좌절하고 ... 뭐 그렇다고 그 싸이클에서 벗어날 수는 없겠죠 ㅎㅎ 인생은 독고다이 ~~ 각자의 기준이 중요한 것 아닐까요? 물교수든 찐교수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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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8

맞습니다. 그냥 열심히 살아가는거죠.

2024.02.28

이런 게 물교수가 아니라 진짜로 형편없는 실력과 크리덴셜로도 아부해서 / 운수대통해서 교수 자리 꿰차는 경우가 (지방에는 아직도) 많습니다. 또 물교수인 사람은 스스로 물교수인지도 모르고,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고 자기 잘난 줄 알죠. 쓴이님은 그냥 능력자 같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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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8

어유.. 과찬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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