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신분은 어느 정도 밝혀야 진담인것마냥 풀 수 있을거 같아
신원부터 조금 밝히고 푸념 작성할게요..
경상, 부산권의 지거국에서 석사 학위를 하고 있는 4학기차 학생이에요.
난데없이 왜 주눅이 드니 마니 하냐,
이번 학회 일정집을 보면서 맥이 빠져서 그렇습니다.
작년에 같이 입학한 옆 실험실의 친구부터 제 실험실의 후배까지 모두 학회에 포스터, 구두 발표를 할 예정이나
저는 여태까지 학회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밖에 경험하지 못해서 더더욱 그런거 같아요.
모두 열심히했고, 열심히 했기에 학회 발표를 하러 가고, 학회에 참석하는 것이기에 당연히 격려해주곤 하지만,
그 뒷면에는 제가 대조적으로 위치해 있다고 느껴집니다.
지난 해,
입학을 하고나서 4월에 갑자기 저희 지도교수님이 학교 사업단의 단장을 맡으셨어요.
1년짜리라 금방 마치고 복귀하실 예정이라고 하시면서,
아침과 늦은 저녁이라면 최대한 지도할 수 있도록 노력해준다고 하셨죠.
교수님도 좋으신 분이에요. 늘 잘 봐줄려고 하시고 어떻게든 인건비를 더 챙겨주실려 하시고..
그런데,
역시 생각과 현실이 다르듯이 단장직을 맡고 나시니 여기 저기 있는 행사 참석, 회의 참석 등으로
일주일에 두번 뵈면 운이 좋을 정도로 바쁘셨고,
임기도 이번 년 4월로 끝날 예정이었지만 총장님 사정으로(?) 학기 말까지 연장되는 바람에
올해 7월 초에 연구실로 복귀를 하셨습니다.
작년에는 단장을 맡으시는 동안 기존의 석사생들과 소통이 안되어
제 선배들과 관계가 삐뚤어져서 선배들은 작년 초에 써왔던 논문을 바탕으로 졸업논문을 미리 작성한 채
작년 2학기엔 아에 나오지 않았고, 박사과정도 마침 작년 상반기에 졸업을 하면서 저 혼자 랩실을 지키며 보냈어요.
그렇다고 과제가 없어서 한산한 것도 아니었구요..
그래도 잘해보자며 주 1회, 이른 아침 시간의 짧은 미팅 시간을 바탕으로
과제와 제 실험 테마를 진행해 나갔고, 제 나름대로 논문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인근 공단에서 정전이 나면서, 제 시편을 가공해주는 정밀가공 업체의 장비도 스탑되고,
시편이 엉망진창이 되는 불상사를 겪었습니다.
모재료 되는 소재의 벌크를 만들어오기에는 제작 일정이 밀려 더 이상 추가 진행하기 힘들었고,
교수님의 판단하에 제 테마는 스탑되었습니다.
그래도 너무 아쉬워서 제 나름대로 데이터를 가지고 초짜배기 논문을 만들어 교수님께 드리니
내가 바빠서 챙겨주질 못해 미안하다시며 써온걸 보니 국내 SCIE 저널에는 힘들거 같고,
KCI에는 투고해보자셔서 올해 1월에 KCI에 한편 투고 되었네요.
그리고선 제 연구 지도가 당시 상황으로 힘들다고 판단하셨는지,
가까운 정출연의 박사님께 부탁하여 3월부터 새로운 테마를 가지고 졸업논문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대로면 제때에 졸업못한다는 연구소 박사님의 말씀에 진짜 스파르타식으로 하니까
9월 중순에 겨우겨우 데이터를 다 모으고 졸업논문 준비를 앞두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중국애들이 할대로 다 한 내용들이라 국내 SCIE급이 최선이라는 말씀을 들으니
박사님과 교수님께 감사함을 느끼면서도 허탈함을 느꼈는데, 그게 이번 학회 일정집을 보니까 더 그렇네요.
갑자기 번아웃이 올거같다는 느낌일까요 ?
물론 학회와 저널이 모든 것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허탈감이 도저히 가시지가 않습니다..
이번해 초에 들어온 제 후배들은 5월부터 준비해서 벌써 국내 SCIE 한편을 준비하고 있고
이걸로 포스터, 구두 발표 자료를 만들고 있어요.
앞에서 말한 듯 후배들도 후배들 나름대로 고생은 하고 있지만,
그 뒤에 제가 비치는 듯해서 제 자신에 대한 씁쓸함이 느껴집니다.
학회 참석도, 발표할 학생들만 보내시는 방침이다 보니
저는 아에 발조차 디뎌보지못해 학회 참석에 대한 미련도 있구요...
일단 박사 과정을 희망하고 있어서 저희 교수님을 통해 K, P 대학에 컨택을 넣고 원서 전형을 접수해놨어요.
잘 진행되길 바랄 뿐입니다.
이마저 안된다면...
많이 깝깝하겠네요...
내용이 긴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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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IF : 5
2022.10.07
인생 끝난거같겠지만 반대로 박사과정때 안저래서 다행입니다. 논문 들고 졸업하신다면 절대적인 상황이 별로 나빠보이진 않고요. 그나마 정출연 박사 붙여주신게 잘됐네요.
진지한 아담 스미스*
2022.10.07
위기 극복 사례로 삼으시고 열심히 하시면 앞으로 좋은 결과 있을 겁니다.
조용한 어니스트 러더퍼드*
2022.10.09
대단히 나쁜 상황도 아닙니다. 그냥 관심있는 분야 열심히 하세요. 자꾸 남하고 비교하지 말고. 국내에서 암만 잘해봐야 MIT 애덜하고 비교하면 우울해집니다. 그냥 나는나 나는 내길 간다로 사세요.
2022.10.07
2022.10.07
2022.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