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방 사립대, 흔히 지잡대에서 학부를 마치고, 교수님 추천으로 직장인반 느낌의 석사 과정을 밟아 이번 8월에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랩실 생활 경험은 전혀 없고, 논문도 필수는 아니었지만 작성을 선택하여서 작성 후 졸업하는 케이스입니다.
졸업 후 창업이나 취업을 준비하던 중, 조교 시절 친하게 지냈던 교수님께서 다른 교수님 연구실의 연구원 자리를 소개해주셨습니다. 솔직히 할까 말까 망설였는데, 부모님께서도 당장 수입이 없으니 해보라고 권하셨고 저 역시 경험 삼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6월부터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다르고 힘들어서 계속 다녀야 할지 매일 고민하고 있습니다. ㅠㅠ 연구실에는 저 혼자만 있는 상황이고, 기존에는 연구원1, 학부연구원1 상태로 학부생이 행정의 대부분을 처리하고 연구원이 교수님 과제(연구)를 돕는 식이었습니다.
1. 교수님과 저의 전공 분야가 완전히 다릅니다 저는 컴퓨터 전공으로 개발 분야에 관심이 많은데, 교수님은 공정, 자동화, 전기/전자 분야가 주력이십니다. 너무 달라 연구에 따라가기가... 힘듭니다...
2. 요구하는 능력치가 너무 높으싶니다 조교로 근무했었으나 학과 행정에 가까운 일이었고, 랩실 생활이나 연구 부분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습니다. 이 부분은 저를 추천해주신 교수님께서도 연구실 교수님께 분명히 말씀드렸던 부분입니다. 하지만 막상 교수님께서는 전혀 못 들으셨다는 듯이 "왜 이렇게 할 줄 아는 게 없냐", "빨리 연구 진행해야 하는데 답답하다"라며 계속 핀잔과 화를 내십니다... 거기에 대해 답변을 드려도 연세가 있으셔서 계속 까먹으시는지 앵무새처럼 왜못함? 이러면 억장이 와르르 무너집니다 ㅠㅠ
저에게 사업계획서를 쓰고 특허 출원도 하라고 하시는데, 관련 업계에 계셨던 아버지께 여쭤보니 그건 보통 연봉 6~7천만 원 받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며... 월 200 받으면서 그런 것까지 시키냐고 하시더라고요....
아, 제 월급 하니 선임 연구원분들은 학위 없는 40중후반 아줌마분들이셨는데 이분들도 교수님께서 매번 욕하십니다 할수있는게 없다고 행정만 조금 할 줄 알고 연구는 하나도 못해서 일이 지금까지 밀린거라고... 근데 월급내역을 보면? 실수령 260? 300? ??? 나는 200인데??
3. 교수님께서 다른 분들 험담으로 업무 시간의 대부분을 사용하십니다. 산학협력단은 일을 못하니 절대 믿지 말고 전화도 하지 말라며 매일 욕을 하시고,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는 다른 교수님이나 기업 대표님 욕도 끊임없이 하십니다. 뭐... 다른 분들 욕하시는 건 그렇다 쳐도, 문제는 저를 붙잡고 하시는 그 험담 때문에 제 일을 전혀 진행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행정 업무는 이제 익숙해져서 빨리 처리하고 연구 관련 일을 시작해야 하는데, 교수님은 핸드폰만 보시면서 카톡만 하시다가 제가 업무 때문에 말을 걸면... 잠시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남들 험담으로 주제를 돌려 30분에서 1시간을 그냥 버리십니다. 그래놓고는 맨날 "너 할 거 많다~" 이러시는데 억장이.... 뭘 알려주시거나 결재를 해주셔야 일을 하죠... ㅠㅠ
그리고 일을 알려주신다 해도 어떻게 하더라... 하다가 시간 다 잡아먹습니다 ㅠㅠ
4. 급여나 업무 결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교수님께서 선임 연구원이나 산학협력단 문제를 겪고 다른 사람을 극도로 불신하셔서, 자체적으로 추가 서류를 만드셨습니다. 본인과 참여교수님 서명이 없으면 급여 신청도 못 하게 막으셨는데... 정작 그 서류 양식을 제대로 주시지도 않고, 제가 찾아서 만들어가면 이런 양식이 아니라며 계속 반려하십니다.
결국 6월 급여도 7월 중순이 넘어서야 겨우 신청해서 아직도 못 받았습니다 7월 급여는 서류가 마음에 안 드신다며 아직 신청도 못한 상태입니다.
당장 돈이 급한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일이 이런 식으로 결재가 미뤄지니 진행되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면서 본인은 "왜 이렇게 바쁘지? 할 건 많은데 못 하네" 이러고 계시니... 하... ㅠㅠ
최근에는 산단이랑 결국 통화할 일이 있었는데, 학부 때부터 알던 직원분이 저를 알아봐 주셔서 잠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혹시나 해서 교수님에 대해 여쭤보니, 학교에서도 맨날 남들 욕하고 이간질하기로 악평이 자자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저한테만 그러시는 게 아니었습니다....
물론 이곳 김박사넷에 계신 다른 선생님들을 보면 경력과 실력이 출충하셔서 저와 같은 상황이어도 일을 훨씬 잘 해내실수 있으실테고, 더 빡센 랩에서 매일 야근에 연구실에서 쪽잠 주무시고, 더 심한 환경에 계신 분들도 많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인격모독과 폭언을 들어도 울긴 했지만 어떻게든 악으로 버텼는데 이제는 버티는 게 참 힘들게 느껴집니다
아니면 연구원이나 교수를 할 것이라는 목표라도 있어야 하는데 딱히 관심도 없어서 내가 진짜 이걸 해야하나? 생각이 드는거 같기도 하구요
선배님들이 보시기엔 제가 그냥 참고 버텨야 하는 수준일까요? 아니면 이 상황을 벗어나는 게 맞을까요? 어떤 조언이라도 감사히 듣겠습니다. ㅠ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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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2025.07.31
교수님께서 사람을 조금 험하게 굴리시는 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좀 있습니다.
1) 정확한 포지션이랑 계약 형태를 모르겠네요. 지원 인력은 아닌거 같고 외부연구원 신분 같은데 외부연구원은 고용계약서 작성할거고 그러면 임금체불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2) 교수님께 연구 경험이 없다고 말씀드린 것과 별개로 연구를 수행하라고 채용한 것이기 때문에 못한다고 하는 건 문제가 있습니다. 아무리 추천이 있었다곤 하나 최종 결정은 본인이 내리는 것이기 때문에 변명이 되지 않습니다. 3) 사업계획서 작성 및 특허 출원 업무가 연봉 6-7천 받는 사람들이 하는 업무라는건 좀 과장된 이야기같습니다. 관련 부서가 있고 없고에 따라 업무 강도가 약간 달라지긴 하겠으나 어딜 가든 하는 업무입니다. 4) 본인이 생각하기에 업무도 안 맞고 대우도 불만족스럽다면 버틸 필요가 뭐가 있나요. 그냥 그만두시면 됩니다.
2025.07.31
2025.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