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전 전공 공부가 재미있고 하고 싶은 연구와 주제가 있어서 대학원 진학을 생각했습니다. 운 좋게 원하는 분야의 연구실을 들어와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졌는데 막성 실제로 경험해보니 연구자체가 흥미롭지 않고 하는 일들이 너무 버겁게 느껴졌습니다.
입학 전, 대학원 생활이 쉽지 않다는 것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고 흥미가 있는 일이라면 기꺼이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대학원을 진학했습니다.
입학하고 2주차에 프로젝트를 받으면서 실험계획을 짜보고 간단한 논문을 쓰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논문을 쓰기 위한 공부를 하다보니 느낀 것은 이게 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이 맞나? 정작 내가 하고 싶었던 연구가 있었나? 라는 질문과 함께 연구 자체에 대한 흥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대학원 진학의 가장 큰 동기가 흥미와 재미였는데 너무 naive 한 생각이었다는 것과 이걸 상실하니 하루 12-14시간씩 연구실에서 억지로 일하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또한, 연구라는 것이 단순히 실험만하고 결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이걸 논문으로 쓰고 발표를 하는 과정도 너무나도 중요하고 힘들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journal club 이든지 lap meeting이든지 발표를 준비(3번 정도 했습니다)하고 하는 것이 매번 숨이 턱턱 막힙니다. 하고나서도 내가 너무나 부족한걸 느끼고 있고 잘해지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지만 노력 해야할 이유와 동기부여를 생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너가 아니면 누가 대학원를 가' '나는 도피성이 아니라 정말로 좋아해서 가는거야 ' 난 반드시 이걸 연구할거야' 저에 대한 주위 분들과 저 스스로의 확신이 오히려 현실을 부딪히면서 완전히 꺽인것 같습니다. 고작 두 달하고 이렇게 힘들어 하는데 이걸 앞으로 5년이상 해야는데 잘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듭니다.
저에 대한 확신이 무너지면서 최근 2주간 손에 일이 잡히지도 않습니다. 그런 만큼 조만간 있을 발표도 준비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빠르게 포기하고 다른 일들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다만, 두 달만에 몇년 간 생각했던 꿈을 포기하려는 건 너무 성급하게 생각한건 아닌지 선배들에게 제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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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개
2023.10.22
저도 첫학기인데 작성자분과 생각이 같습니다..
2023.10.22
처음엔 다들 그렇죠.. 아직은 익숙해져가는 단계인지, 진짜 적성과 안 맞는건지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버거우면 피아이나 랩실멤버들과 얘기해서 속도조절을 약간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2023.10.22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안타깝지만 2달에 그렇게 느끼실 정도면 5년 넘는 시간 멘탈관리 못하고 질질 끌다가 6년 넘어가고 7년차쯤 되어서 소리없이 사라질 가능성 큽니다.
2023.10.22
누적 신고가 5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고작 2달 해놓고 뭔 벌써 포기를 하나요. 원래 처음이 아는 배경 지식도 적고, 체득한 노하우도 없고 해서 힘든 게 당연한 겁니다. 초반만 잘 넘기면 훨 수월할 거고, 뭔가 멘탈이 너무 약하신거 같은데 정 힘들면 지도 교수를 찾아가서 얘기도 나눠보고 조언도 얻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2023.10.22
다들 좋은 의견 나눠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멘탈이 약한것도 맞는거 같고 너무 잘하려고 하니 부담감에 생각보다 너무나도 금방 지쳐버리고 저에 대한 자존감도 바닥이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자퇴 결심한 큰 이유가 이러한 일들이 계속되면 내가 삐뚤어질 수 있겠구나 나쁜 마음도 먹을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듭니다. 이걸 이겨내고 다시 잘하려고 하는 마음이 쉽게 생기지 않을 것 같습니다. 버티다보면 괜찮아 지는 걸까요?
대댓글 1개
2023.10.23
그건 모름..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
2023.10.22
이제 두달인데 2주만에 프로젝트 받고 이주전부터 손을놨다면 한달만에 갈피못잡아서 퍼졌다는건데, 대학원생들 연구가 뭐하는지 갈피잡는데 보통 1년은 걸립니다. 장기적으로 보시고요. 연구가아니라 뭘해도 똑같습니다. 회사들어가도 뭔일하는지 파악하는데 한참걸려요. 단기간에 뭘 할수있는지 파악해서 답 낼수 있는건 그렇게하라고 만들어 놓은 게임이지 일이 아닙니다.
2023.10.22
저는 학부연구생 포함 3년차 랩실 생활 중인데도 랩 세미나 준비 걸려있는 주간에는 솔직히 연구도 잠깐 제쳐두고 밤잠 설쳐가면서 준비하기도 하고 아직도 힘들고 그래요.. ㅎㅎ 또 열심히 준비해도 발표날 컨디션이 안 좋아서 막상 반응이 안 좋으면 현타오기도 하고요..ㅎㅎ ㅠㅠ 그래도 세미나를 마치고 나면 랩 멤버들과 함께 성장하는 느낌이 들고 그런 점에서는 괜찮은거 같아요. 연구실이 높은 수준으로 건강하게 돌아가려면 정기적인 랩미팅, 저널클럽, 세미나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고 봐요. 그런 내용들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또 가끔 교수님이 요청하셔서 가는 출장도 있고 그때도 연구가 미뤄져서 슬프기도 한데 그냥 묵묵히 다녀오고 또 지나고 보면 그에따른 수당도 들어와서 나름 보람차고 괜찮더라구요..
물론 제가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연구실 시스템과 스케줄에 본인이 적응하시는게 중요할 것 같네요 다들 힘든거 아니겠습니까 ㅎㅎ.. 파이팅해야죠
2023.10.22
저도 작성자님과 같은 상황입니다. 주위 보니깐 엄청나게 인텐시브한 대학원 스케줄에 짓눌려서 흥미가 피로에 묻힌 느낌이더라구요. 동기들도 똑같이 호소합니다.
제가 볼때는 이건 모두가 겪는 성장통 같아보여서 저는 일단 진행해보기로 했습니다.
2023.10.23
겨우 두달도 안되는 시간에 이런식으로 포기하는거면 그냥 글쓴이랑 안맞는겁니다 또는 그냥 포기가 빠른 타입이신거고요
학위가 공짜로 나오는게 아닌만큼 본인이 더 노력할 생각을 가지시죠. 다 힘듭니다.
2023.10.23
원래 곡소리 5년 내면서 졸업하는게 박사.. 징징 대는거 100번정도 받아줄 주변인 한분 만드세요 일단..
당당한 블레즈 파스칼*
2023.10.25
저도 통합과정생입니가 글쓴이와 같은생각입니다 연구도 힘든데 저는 책임감없는 실원때문에 더 여기 오래있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한케이스입니다. 선후배 모두 무엇인가 잘못된것이 있으면 고치고 본인의 실수로 인한 일들이면 사과하고 수정해야하는데 요즘은 숨기기 급급합니다. 기본적인 랩룰 안지켜집니다. 그래서 저도 석사로 전환 해서 나갈생각입니다. 그냥 사람이 미워지는 생활이라 다들 대학원 진학 만류하는것같습니다
2023.10.22
2023.10.22
2023.10.22
2023.10.22
202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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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3
2023.10.22
2023.10.22
2023.10.22
2023.10.23
2023.10.23
2023.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