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박사넷에 예비 연구원 / 현직 연구원분들이 많이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고민 한 번 털어놓고 싶어서 글 씁니다.
저는 생명과학 전공으로 학부를 마쳤고, 지금은 석사 졸업까지 1년 남겨둔 상태에서 네덜란드에서 인턴십을 다녀온 뒤 박사과정을 준비 중인, 그냥 연구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곧 30이 됩니다.
해외에서 지내면서 제일 크게 느낀 게 하나 있어요. “의사로서 연구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솔직히 말하면 좀 충격을 받았습니다. 임상에서 실제로 환자를 살리면서 동시에 연구로 다음 세대 치료법까지 만들려고 뛰는 걸 보니까, ‘아 저게 내가 되고 싶은 인간상이다’ 라는 생각이 너무 강하게 들더라고요.
저는 자연대 출신이고 의대 분들이랑 같이 일할 기회도 몇 번 있었지만, 이번에는 단순한 동경을 넘어서 진짜로 마음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인류의 삶을 실제로 바꾸는 직업과 책임을 갖고 살고 싶다 — 이런 마음이 생겼습니다.
문제는… 제가 그 자격이 있는가? 입니다.
그래서 지금 고민이 이겁니다: 내년에 의대 진학을 목표로 준비를 시작하는 게 맞을까?
나이는 이미 30 직전이고, 연구 커리어만 놓고 보면 그냥 이대로 박사 가서 계속 파고드는 길도 있긴 합니다. 사실 제 궁극적인 목표는 ‘훌륭한 연구자’입니다. 그건 변하지 않아요. 다만 저는 이제 ‘의학적 자격과 현장성’을 갖춘 연구자가 훨씬 더 큰 임팩트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더 설득력 있는 연구자. 치료를 직접 해본 사람의 연구.)
그런데 이게 제 개인적인 이상에 불과한 건지, 아니면 실제로 커리어 차원에서 투자할 가치가 있는 선택인지가 잘 안 보입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현장에서 어떻게 느끼시는지 궁금합니다.
- 비의대 백그라운드에서, 뒤늦게 의대로 진입해서 연구 중심 커리어를 가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길인가요? - 아니면 그냥 지금 내가 가진 백그라운드(기초 생명과학/연구 경험)로도 충분히 강력한 연구자가 될 수 있는 건가요? - 즉, “의사가 되어야만 하는가” vs “이미 가지고 있는 걸 최대화하면 되는가” 이 질문입니다.
이게 결국 인생 몇 년짜리 선택이라, 선배 연구자 분들 / 의사 연구자 분들의 시각이 정말 듣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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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2025.10.28
우리나라 의대가면 연구 못해요. 의대 교수도 병원 돈 벌어주느라 바쁨. 서울대도 마찬가지.
미국 상황은 다르냐? 거의 비슷함..
그니까 방황하지말고 나이도 30가까이 되었는데 하려는거 열심히 하십쇼. 충분히 도움되는 쓸모있는 사람이 될겁니다.
2025.10.30
의사가 돼야 생명 연구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은 현실과 정반대인거 같고요 그전에 해외 의대면 모를까 현재 한국 의대는 서울대 모든과를 쌈싸먹을 정도로 들어가기 어렵습니다. 현실성도 없는 생각
2025.10.28
2025.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