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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이 있는 상태에 중독되지 마세요.

2021.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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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때 노량진 피방에서 알바했는데 젤 메어터질때가 공시 직후가 아니라 직전 일주일이었어요. 어차피 안될걸 아는 공시생들이 거기에 미어터지는... 그리고 게임하고 노느라 시험공부못했다고... 그게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 중독된건데 대학원이라는 곳도 본인이 뭔가 되는 것을 좀 유예하고 가능성을 더 키우는 공간인데 대학원도 그렇다보니 이 가능성있는 상태에 중독되기 꽤 쉬운 곳.

특히나 연구능력 떨어지는데 대학원이나 랩실 네임벨류가 높다면 더 그러기 쉽고.

이 가능성에 중독이 심해지면 자기한테 맞는 오프닝이 떠도 잘 지원안하고 심지어 졸업도 잘 안하고요... 백수되긴 싫어서.. 그리고 반복적으로 계속 이 논문만 정리되면 네이쳐 나갈거란 얘기를 3-4년씩 합니다.

과 동기 하나도 미국 탑스쿨에 어드미션 받고 나갔는데 (다들 부러워함) 학회등에서보면 상당히 프라이드가 넘치고 하는데.. 계속 지도교수가 큰 한방 원한다고 하면서 구글 스콜라 보니 마지막 논문은 몇년전에 나간 컨퍼런스 프로시딩임.

그리고 이 가능성이 현실이 되지 못하는데 본인보다는 환경탓을 하게되어 있는듯. 제일 만만하고 쉬운게 지도교수 탓.

여기서도 계속 가능성의 크기를 물어보는 질문이 나오는데 실링을 높여두라는 얘기... 맞는 얘기이기도 한데 자칫 그 환경은 가능성에 중독되기 더 좋은 환경이기도 합니다. 가능성을 논하는건 중요하지만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은 본인 몫이고 가장 큰 착시가 노력하고 있다고 말을 하면서 사실 합당한 노력을 안하는건데 대학원생들은 이 생활 중간점검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논문을 쓰는 것도 쓰는건데 냉정히 자기가 이번달에 이 분야 논문을 새로 몇편이나 제대로 읽었고 내가 이 문제에 아이디어가 몇개가 있는지.. 한번 점검 해보는 게 필요합니다.

박사 3-4년차쯤 됐으면 컨퍼런스가 기다려져야지 무섭다면.. 안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드문 자신과 자신이 행한 연구의 PR기회) 마음 한 가운데서 본인 연구능력 부족이 드러나는게 겁이 난다면 정말 특단의 조치가 필요힙니다. 노력안하고 그 상황을 탈피하려면 자기기만이 늘게되고 그러면 사기꾼됩니다.... 사실 저는 이미 졸업했는데 아직 남아있는 선배를 만나보니 이 사람이 정말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ㅠ 그리고 좋은 학교 나온 사람들은 간판이 좋아 이런 사기꾼되기 더 좋은것 같기도 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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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개

조용한 빌헬름 뢴트겐*

2021.10.11

제가 가끔 생각했던 부분을 잘 풀어내셨네요 ㅎ

2021.10.11

비슷한 이야기로... 포닥 5-6년 하는 분들 중에 교수 임용만 노리는 분들도 있음. 실적이 초반에 없으면 빨리 인더스트리 찾는게 맞음. 해외 포닥 모임 나가보면 "바이오 같은 분야는 원래 논문이 늦게 나와"라고 하는데 최근 임용된 사람들 보면 다들 빠름 (존버한 경우 빼고). 가능성 있는 착각에 빠지는건 좋은데 가족 생각해야지. 될사람은 포닥1,2년차에 다 결정된다. 논문이 뭐가 나올지.. 어디까지 본인이 갈수 있을지..

대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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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승맞은 카를 가우스*

2021.10.11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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