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답답해서 글을 올립니다. 커뮤니티를 보니 많은 분들이 수많은 부조리와 다양한 고난을 겪으면서 학계를 떠나는 글이 많은 것 같습니다.
본론을 이야기하자면, 저는 운이 좋게도 좋은 연구와 좋은 결과들을 거두면서 학위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학위 과정 4~5년 동안 정말 열심히 연구도 해봤고, 랩실 생활도 나름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저한테 있었습니다. 저는 시뮬레이션으로 연구를 진행하는데 생각보다 다른 교수님, 박사님들과 협업이 참 많았습니다. 협업 주제는 저의 학위 논문 주제와는 많이 다른 테마도 많았고 랩도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 협업은 쏟아지는데 학생들이 부족해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었습니다.
이게 문제였던 거죠. 저는 점점 독립적인 박사로 성장하기 보다는 연구를 일로써 바라보게 되고 상대가 원하는 시간에 결과를 얻어내고자 얕고 단순한 해석만 내리고... 연구자기보다는 오퍼레이터로 성장하게 된 것 같습니다. 너무 많은 일들에 치여 심도 있는 해석을 내리지 못하고 매번 연구를 진행하면서 잦은 실수와 너무 단순한 해석들과 같은 문제들로 지도 교수님께 정말 많이 혼나면서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고, 모든 일에 자신감이 없어지네요.. 애초에 지도 교수님의 지도 방식이 남들과 비교하는 방식이라 저와 졸업한 선배, 지금 함께 있는 후배와 비교를 항상 하시고 자존감이 많이 깎여나간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허리 등 통증과 눈 앞이 깜깜해지는 등 몸의 건강 상태도 악화되고 건강이 안좋아지니 우울증이 따라오고, 교수님 앞에만 서면 말도 잘 못합니다.
제가 이제 졸업을 한 학기 앞두며 제가 박사가 되는게 맞는 것인가, 이렇게 부족한 사람이 학위를 받을 자격이 되는 걸까 싶습니다. 제 연차에 비해 능력이 부족해 사회에 나가면 무시 당할 거라는 교수님의 말씀도 신경 쓰이고, 다른 분들을 보면 너무나도 똑똑한 분들이 많으셔서 제가 너무 작아 보이네요.... 여기서 그만 두면 이것 하나 버티지 못하면 밖에 나가서 아무것도 못할 거다 말씀들이 머리속에 박혀 너무 고민이 됩니다.
만일 학위 과정을 그만 두게 된다면 제가 너무 나약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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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개
산만한 미셸 푸코 *
2022.12.29
나약하지 않아요. 힘들면 그런 생각이 드는게 당연하죠. 모든게 전부 작성자님의 미숙함 때문만은 아닐거에요. 분명 지도교수의 지도방식, 연구책임자의 과제관리 최적화에도 문제가 많았으리라 봅니다. 스스로를 너무 몰아세우지 마시고, 한타임 쉬어가세요. 조금 휴식을 취하는게 좋아보여요. 그리고 졸업은 꼭 하시길 바래요. 지난날이 아깝잖아요. 수료하면 나중에 분명 후회할거에요. 제 주변에 10이면 10 전부 후회했어요. 그러니 스스로에게 재충전의 시간을 주고, 충전된 에너지를 동력삼아 꼭 힘내서 졸업하시길 응원합니다!
원래 교수님들은 의도하던, 의도치 않던 가스라이팅을 원체 잘 하시는 분들입니다ㅠㅠ 조금만 더 힘든 일 꾹 참고 졸업하고나면 나중가선 그래도 졸업이라도 해서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거예요. 너무 힘들어서 수료하고 싶은 마음 이해되지만 한 두학기 남았으면 세상이 날 억까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버티는게 미래에 훨씬 편할꺼예요
2022.12.30
맞아요. 저도 다 이겨냈고 지금도 실적이 딱히 좋지 않습니다만 정년 교수까지 하면서 잘 지냅니다. 꼭 박사하십쇼 이미 열차는 달리고 있습니다 내리면 다칩니다. 박사해서 박사만이 누리는 많은 것들을 즐겨보세요. 전 박사받고 결혼 바로했고 연구책임자로 과제를 수주하여 연봉 1억 3천까지 벌었었습니다. 박사하면 세상이 달라집니다. 물박사 아닌이상 여기 기준으로는 저도 물박사고요 제가 말한 물박사는 연구를 포기하는 하사람 학위가 의미 없는 사람입니다. 느려도 년에 한두편씩 논문내고 여러 학회 활동도하고 나만의 페이스로살면 됩니다.
2022.12.29
대댓글 1개
2022.12.29
2022.12.30